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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당신은 함부로 내 맘에 들어와도 돼 (3-7-금, 맑음) 본문

일상

당신은 함부로 내 맘에 들어와도 돼 (3-7-금, 맑음)

달빛사랑 2025. 3. 7. 23:34

 

희한하게 금요일만 되면 마음이 싱숭생숭해진다. 특히 오늘처럼 봄을 재촉하는 3월의 금요일은 더욱 그렇다. 오래 전화가 없던 사람의 연락을 뜬금없이 받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친구와 지인을 만나 술을 마셔도 이튿날부터 연이틀 휴일이라 별로 부담이 없다는 것도 금요일을 특별하게 만드는 이유다. 이런 날은 내가 한없이 너그러워져서 누구나 내 마음에 들어와도 막지 않는 날이다. 아니 오히려 내가 먼저 문을 열고 누군가를 기다린다. 그렇다고 정말 누군가가 내 마음에 들어오거나 하진 않았다. 어디까지나 마음의 물결 상태가 그렇다는 말이다.

 

가끔 나도 누군가의 마음에 들어가고 싶어서 잠긴 빗장을 열기 위해 안간힘을 쓴 적이 있다. 그래서 결국 상대의 마음에 들어가 꽃을 심기도 하고, 끝내 열지 못하고 뒤돌아서기도 했다. 물론 나의 문과 마음도 마찬가지다. 들어왔던 사람도 있고 들어오려 애썼으나 끝내 내가 문을 열어주지 않은 사람도 있다. 그러나 나는 내 문 앞에서 돌아서는 누군가를 보며, 내가 돌아서 와야 했던 누군가의 문과 견고한 빗장을 떠올리지는 않았다.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라고 나는 지금도 생각한다. 삶의 비애와 모멸의 이유가 낮은 단계의 퍼즐처럼 쉽게 맞춰질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 경험을 통해서 알게 된 건 아니다. 그 정도의 사실을 파악하기 위해 색다른 경험은 필요하지 않았다.

 

대개는 혼자 있는 걸 좋아하지만 오늘처럼 맑은 금요일 오전이나 혹은 추적추적 비 내리는 어떤 금요일 오후에는 함부로 내 마음속에 들어와도 상관없다. 내가 한없이 너그러워지는 날, 누군가가 못 견디게 보고 싶은 날, 어쩌면 내가 누군가의 마음속으로 함부로 들어가고 싶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둥지 냉면 8개와 겉절이김치 5kg를 인터넷으로 주문하고, 마트에 들러 달걀 1판, 숙주와 콩나물, 청경채와 상추, 오이와 양배추, 버섯과 마늘종, 아이스크림 1통, 우유 1.5리터 1통, 두부 2모, 칼국수면 2개를 구매했다. 누나가 생닭 두 마리와 각종 잡곡을 사다 놓았다. 냉장고가 푸짐해졌다.

 

큰누나가 기운 없다고 작은누나에게 하소연한 모양인데, 나는 모른척했다. 남편 여의고 나이 드니 큰누나는 아기처럼 변했다.

 

 

테무에서 12,000원짜리 신발을 구매했는데, 물론 신어 봐야 알겠지만, 느낌상으로는 상당히 퀄리티가 괜찮아 보였다. 어차피 신발은 소모품, 한 달만 신어도 돈값은 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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