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25/06/22 (1)
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장맛비 내린 덕분일까, 종일 봄이나 가을의 한낮처럼 청량했다. 바람은 시원했고 6월의 여름 볕치고는 고마울 정도로 뽀송뽀송했다. 대기에 스며 있던 모든 습기를 요 며칠 장맛비가 탈수기처럼 탈탈 털어 모두 데리고 간 모양이다. 그래서 좋았다. 허 참, 그러나 ‘좋은 기분’까지는 좋았으나 저녁 먹고 텔레비전 보다가 유혹을 못 이기고 아이스크림 사 왔다. 청량했던 하루에 대한 보상이라고 뻔뻔하게 주장하며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날씨가 청량한데 왜 내가 보상받아야 하는 건지에 관해서는 대답할 말이 없다. 술꾼만큼이나 아이스크림 마니아들도 변명거리가 많은 법이다. 아무튼 나의 이러한 상황 논리적 비약에 관해 별로 죄책감을 느끼지 않을 만큼 날이 좋았다. 다만, 여름이 잠깐 베푼 호의일 텐데, 호의가 반복되면 권리인..
일상
2025. 6. 22. 19: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