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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6월 19일 일요일, 흐림ㅣ감각이 돌아왔다 본문

일상

6월 19일 일요일, 흐림ㅣ감각이 돌아왔다

달빛사랑 2022. 6. 19. 00:47

 

어제 일찍 잔 탓에 오늘은 새벽 4시쯤 잠이 깼다. 여느 때 같았으면 다시 잠을 자려고 뒤척이거나 텔레비전을 시청하며 아침을 맞았을 텐데, 오늘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창밖은 이미 훤해지기 시작했다. 나보다 해는 항상 더 부지런하다. 목적이 없어서 망설이거나 잴 필요가 없겠지. 나는 일어나서 무얼할까 생각하지만 딱히 하는 것은 없다. 그냥 멍하니 앉아 있거나 책을 뒤적인다. 그렇다고 집중해서 읽는 것도 아니다.

그게 아니라면 주방에 가서 아침에 먹을 국이나 찌개를 끓이고 책상을 정리하고 빨래를 돌리거나 인터넷을 한다. 천안의 후배에게 보내줄 성경 구절을 찾아 스크랩하고, 받은 문자나 SNS 댓글을 확인한 후 답글을 쓴다. 메일도 확인하지만 나에게 의미 있는 메일은 10통 중 한두 통이다. 대부분 가입한 단체의 소식지이거나 홍보성 메일이다. 스팸처리 하지 않는 이유는 적어도 그것을 보내기 위해 누군가는 글을 다듬고 자료를 찾고 이미지를 만들어 보냈을 것이기 때문이다.

도착하는 시집에 작품성과 무관하게 리뷰를 써주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한 권의 시집을 내기 위해 시인이 기울였을 어마어마한 공력을 나는 안다. 막 인쇄된 시집을 손에 들었을 때의 그 떨림, 성취감, 그리고 누군가에게 소포로 발송할 때의 뿌듯함...... 무명의 시인일수록 그 애틋함은 더욱 클 것이다. 누군가가 자신을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 자신의 시가 누군가의 다이어리에 정갈하게 적힐 순간을 기다리는 밉지 않는 욕망, 얼마나 애잔하게 아름다운가. 

오늘은 비교적 많은 잠을 잤다. 일찍 일어난 탓도 있지만 운동을 하고 오면 몸이 녹초가 된다. 이전의 리듬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예전에는 두 시간 운동해도 거뜬했지만 지금은 한 시간만 걸어도 땀을 비 오듯 흘리고 집에 돌아오면 몸이 노곤해지는 것이다. 물론 불쾌한 노곤함은 아니다. 아무튼 얼마나 혼곤하게 잠이 들었는지 꿈속에서도 '야, 이건 정말 오랜만에 숙면이군' 하는 생각을 했다. 잠이 깬 오후에는 뭘 할까 고민하다가 다시 또 운동하러 갔다. 오늘은 3킬로를 걸었고, 다리근육 운동을 했다.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사람은 많지 않았다. 젊은이들 너덧 명이 열심히 근육운동을 하고 있었다. 


신경 마비 증상을 만난 지 10째인 오늘 아침, 마비됐던 신경이 거의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치과 치료를 위한 국부마취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풀리듯 그렇게 얼굴 감각이 되돌아온 것이지요. 신기하네요. 이제 마비됐던 오른쪽 눈으로 윙크도 할 수 있습니다. 초기 집중 치료가 주효했던 것 같습니다. 선보러 나가는 사람처럼 괜스레 맘이 들떠 몇 번씩이나 거울 앞에 서서 얼굴을 이리저리 찡그려보며 살아난 신경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불가피한 금주(禁酒)로 피부 톤도 좋아지고, 살도 좀 빠졌으며, 눈이 이전보다 초롱초롱해진 듯합니다. (주관적인 느낌일 수 있다는 게 함정이지만) 아직 완전히 회복된 건 아니지만, 이러한 추세라면 내일이나 모레쯤엔 휘파람을 불 수도 있을 듯합니다. 여러분들의 염려와 걱정이 제 회복에 큰 힘이 되었다는 건 두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걱정해주신 모든 분께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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