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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갈매기의 꿈은 무탈하겠지 본문

일상

갈매기의 꿈은 무탈하겠지

달빛사랑 2022. 6. 22. 00:49

 

오랜만에 선거 때문에 청을 나갔던 옛 보좌관들을 다시 만났다. 그들은 만나자마자 내 얼굴부터 살폈다. 신경마비 증세에 관해 들었던 모양이다. 그들은 한결같이 "이제 티도 안 나네요. 고생하셨어요"라며 위로의 마음을 전했다. 실제로 말을 하지 않으면 증상 이전의 모습으로 완벽하게 돌아온 것처럼 보인다. 웃을 때는 아직도 왼쪽 입꼬리가 약간 올라가지만, 그것도 굳이 내가 말을 하지 않으면 별로 티가 나지 않았을 것이다. 아무튼 그들은 교육감 면담을 위해서 왔다고 했는데, 아마도 향후 보직과 관련한 일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7월 1일 교육감 취임식이 예정되어 있으니 보직 인선은 아마도 이번 주 중에 마무리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도 승리하고 만나서 그런가 모두 표정이 밝았다. 교육감의 경우, 연임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인수위가 꾸려지진 않았고 기존 사업과 새로운 공약에 관한 이행 계획만 확인하면 될 일이다. 

 

운동에는 이제 관성이 붙었다. 한 시간 이상 러닝머신 위에서 걷는 게 자연스러워졌다. 이전보다 잠도 비교적 잘 자고 있다. 얼굴은 거의 이전 모습을 되찾았고 술도 마시질 않으니 눈동자도 맑아진 듯한 느낌이다. 다만 흡연량은 이전보다 전혀 줄지 않았거나 오히려 많아져서 이 부분은 좀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사무실에서도 종일 홍 선배의 박사 논문 윤문을 했다. 논문 중 4장을 먼저 윤문을 끝내고 보내줬는데, 홍 선배에 의하면 지도교사가 글이 훨씬 자연스러워졌다며 만족해하더라는 것이다. 그 말 뒤에는 어김없이 "그런데 일정이 빠듯하기 때문에 서둘러야 한대요."라는 채근의 말을 빼놓지 않았다. "예, 알았어요. 오늘 퇴근 전까지 끝내서 보내줄게요."라고 답장을 보냈다. 그리고 실제로 퇴근 전에 교정과 윤문을 완성하여 보내주었다. 다시 장문의 문자가 도착했다. 고맙다는 말과 함께 이번에 나를 알게 된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나 역시 그런 마음이라는 다소 의례적인 답장을 보내주었다. 하지만 오래전, 인천에서 같이 민주화운동을 했던 선배였고, 최근까지 선출직 구청장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해 온 그녀의 앞날이 늘  환했으면 좋겠다는 말은 진심이었다. 

 

퇴근 무렵에는 갈매기의 꿈 종우 형에게 전화를 받았다. 얼굴은 좀 어떠냐고 안부를 묻고 난 후, "오늘 '남동희망공간' 모임이 갈매기에서 있는데, 지금 교육감님이 일찍 도착해 일행들과 앉아 있네요. 계봉 씨는 못 오지요?"라고 물었다. 못 갈 건 없지만, 너무 피곤해서 가기가 싫었다. 교육감은 아마도 선거 때 도와준 희망공간 회원들에게 감사인사를 하러 들른 모양이다. 다시 갈매기에 갈 수 있는 날이 언제일지 모르지만, 그립기는 하다. 안 들른 지 이제 2주밖에 되지 않았는데, 마치 몇 달은 된 거 같다. 다음 주쯤에는 가볼까 생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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