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   2025/0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문화 도시 부평’ 관련 글짓기 심사ㅣ부평아트센터 본문

일상

‘문화 도시 부평’ 관련 글짓기 심사ㅣ부평아트센터

달빛사랑 2022. 6. 21. 00:48

문화도시 부평 관련 짧은 글짓기 대회 심사를 다녀왔다. 안면 근육이 마비된 이후 보름만에 외부 활동을 다녀온 셈이다. 100여 편의 글들을 센터 본부장, 교수 두 명, 기자 하나 시인인 나까지 다섯 명의 심사위원들이 심사를 했다. 제출된 글의 수준에 비해 과도하게 고급 심사위원들이란 생각이 들었다. 모두 익숙한 얼굴들이라서 어색함은 전혀 없었다. 특히 생각보다 많은 심사비를 지급해서 놀랐다. 전날 원고를 메일로 전해받아 미리 살펴보고 간 까닭에 다른 심사위원들보다 일찍 심사를 마치고 심사 결과표를 제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먼저 심사장을 나올 수 있었던 건 아니다. 심사위원 모두가 사인해야 하는 서류가 있었기 때문에 내 몫의 검토를 마쳤어도 다른 분들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만 했다. 짜증스럽지는 않았다. 어떤 심사 자리에서는 내가 남들을 기다리게 한 적이 있으니까. 두 시에 시작한 심사는 5시쯤 끝났다. 

 

올 들어 최고로 더운 날씨였다. 장마가 시작돼서 그런가 날도 다소 습했다. 본격적인 여름 더위가 시작되었다. 한낮의 기온이 30도 가까이 오르고 도로 위에서는 아지랑이가 올라왔다. 더위를 많이 타는 나로서는 드디어 혹독한 고통의 계절이 돌아온 것이다. 그래도 이번 여름에는 예상치 못했던 안면마비까지 겪고 보니 뭔가 이후에 닥칠 다양한 힘겨움도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을 것만 같다. 다행히 마비 증상도 많이 완화되었고, 외부 활동도 할 수 있게 되었으니 오지 않은 앞날에 두려움을 가질 이유가 없지 않은가. 아직 여름이 끝나지 않아서 잃은 것과 얻은 것이 각각 무엇인지 정확하게 타산할 수는 없지만, 미증유의 증상을 만나서 나름 잘 극복하고 있으니, 자신감을 얻어도 되지 않겠는가? 아무튼 이번 여름은 은근히 기대된다. 

 

심사를 마치고 곧장 집으로 와 전 부평구청장 홍 아무개 선배의 박사 논문을 윤문해 주었다. 다인아트 윤 대표를 통해 들어온 의뢰인데, 목요일까지 끝내야 하는 글을 화요일에 받은 거다. 다소 황당했다. A4 용지 150장에 달하는 원고를 이틀만에 교정과 윤문을 끝내기란 정말 만만하지 않은 일이다. 급하니까 나에게까지 왔으려니 생각하고 오후부터 늦은 밤까지 원고를 살폈다. 수정해야 할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띄어쓰기도 엉망이었고, 문장도 부자연스러운 게 많았다. 각주에서는 오류가 자주 눈에 띄었다. 서너 시간 걸려 문자의 호응과 맞춤법 등 기본적인 문장 다듬기를 끝냈다. 남의 글만 수정해주며 세월을 보낸다. 가끔 학위 논문을 윤문해주다 보면, 다시 공부하고 싶다는 욕망이 샘솟는다. '이런 수준의 글들도 학위논문으로 제출되는데, 나라고 못할 게 뭐가 있어'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건강한 욕망은 아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