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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6월 18일 토요일, 흐린 주말 본문

일상

6월 18일 토요일, 흐린 주말

달빛사랑 2022. 6. 18. 00:47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하는 일은 거울 앞에서 얼굴 이곳저곳을 찡그려보며 감각이 돌아왔는가를 확인하는 일이다. 완전히 돌아오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안다. 다만 어제보다 좋아진 오늘의 상태를 확인하고 싶은 욕망은 어쩔 수 없다. 요 며칠, 나는 그 욕망을 충족하고 있다. 더딘 회복에 갑갑함을 느끼기보다는 작은 것에 만족하려 한다. 

오전에는 그동안 하지 못했던 책상 정리를 다시 하고, 음악을 듣다가 운동을 다녀왔다. 이제 러닝머신 위에서 한 시간을 걷는 게 그리 부담스럽지 않다. 오래 전의 걷기 감각을 회복하고 있다는 말일 것이다. 마비증세도 현저하게 완화되었다. 굳이 병원을 다시 찾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아직 한쪽 얼굴이 뻑뻑하긴 하지만 그래도 말을 하거나 물을 마실 때 일그러지진 않는다. 가만히 있으면 내가 현재 마비를 겪고 있다는 걸 알 수 없을 정도로 회복되었다. 다행이다. 신경이 돌아오니 자꾸만 술 생각이 난다. 하지만 운동도 다시 시작한 만큼 이번에는 생활습관을 전향적으로 바꿔볼 생각이다. 새로 등록한 센터는 주말과 휴일에도 운영을 한다는 게 무엇보다 큰 이점이다. 기본적으로 러닝머신 한 시간, 근육운동 30분의 루틴을 유지할 생각이다. 평온하고 좋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기분이다.

 

오늘의 발견 하나! 조영남의 노래 '모란 목련'이 소설가 이제하 선생이 작사 작곡했다는 것을 오늘 알았다. 그는 직접 노래도 불렀다. 멜론에 음원도 올라와 있다. 그림도 잘 그리고, 노래도 (만드는 걸 포함해서 부르기까지) 잘하고, 글도 잘 쓰는, 그야말로 예술에 관한 한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아닐 수 없다. 옛날 기형도 선배가 그랬다. 형은 다방면에서 '미인'이었기 때문에 요절했던 걸까. 아무튼 '모란 목련'을 가수 별로 다 찾아들었다. 많은 가수가 불렀지만, 역시 조영남과 이제하가 부른 게 제일 좋았다. 트로트 가수와 성악가들도 이 노래를 불렀지만, 장르 특유의 스타일이 승(勝)해서 감동이 덜했다. 사생활과는 무관하게 역시 노래는 조영남이다. 원작곡자 이제하의 노래는 아마추어 특유의 정제되지 않은 자연스러움이 있었다. 나도 조용히 모니터의 가사를 따라 불러보았다. 멜로디가 어렵지 않아 쉽게 따라 부를 수 있었다. 책상 앞에 앉아 정말 오랜만에 노래를 불러보았다. 한때는 나도 노래 잘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보철을 하고나서부터는 내 목소리가 안 나온다. 이와 잇몸이 부실해지기 시작하면서 여러 모로 잃은 게 많다. 삶의 질이 떨어졌다. 종일 흐렸다. 비나 내렸으면 좋겠는데..... 다음 주부터 장마가 시작된다는데, 몸이 완전히 회복되어 내리는 빗물을 바라보며 술 한잔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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