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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다시 시 청탁을 받다 본문

일상

다시 시 청탁을 받다

달빛사랑 2020. 12. 21. 00:21

 

지난 늦여름부터 원고청탁이 갑자기 많아졌다. 아르코 창작지원금 신청을 위한 7편, 계간 『실천문학』 2편, 계간 『작가들』 2편, 계간 『열린시학』 1편, 한국작가회의 시분과 시선집 1편 등 총 13편을 창작, 완성해서 보냈는데, 이번에 다시 『시와 문화』 2편, 계간 『황해문화』 3편 등 5편을 내년 중순께(황해문화 1월 18일, 시와 문화 20일)까지 송고해야 한다. 한편으로 나의 시를 찾아주는 잡지들이 있다는 것에 고마움을 느끼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1년에 10편 남짓 창작하는 시인들의 창작 일정을 고려할 때, 다소 부담되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송고한 모든 작품이 청탁받은 시점 이후에 창작된 것들은 아니다. 이전에 써놓았던 작품도 있고, 초고만 써놓고 완성하지 못한 작품들도 더러 있었다. 그러나 내년 1월에 송고해야 하는 시 5편은 말 그대로 지금부터 약 3주간 새롭게 써야 한다. 엄청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도 덜컥 청탁을 수용한 것은, 부담스럽더라도 청탁을 계기로 그동안 게을렀던 시 창작의 고삐를 바투 잡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시집을 내고도 몇 년이 지나도록 명망 있는 잡지로부터 단 한 편의 청탁도 받지 못한 시인들이 부지기수다. 그들은 결국 고육지책으로 자비로 시집을 내거나 동호회를 만들어 잡지를 편찬한 후 자신들의 발표 욕망을 해소하고 있는 형국이다. 그런데 단지 부담스럽고 바쁘다는 이유로 원고 요청을 거부하는 것은 배부른 투정이 아닐 수 없다. 코피가 터지더라도 한 번 부딪쳐보는 게 독자와 시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정신 바짝 차리자. 시간에 쫓겨 허투루 쓴 시를 송고하거나 나 자신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시를 쓸 수는 없지 않은가. 내년 정초부터 정신없을 것 같다. 하지만 유쾌한 긴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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