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소설집을 구매하다 본문
윤고은 소설을 모두 구매했다. 요즘 만난 젊은 작가 중에서 무척 발랄하고 신선한 상상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에서다. 옛날부터 한 작가에 꽂히면 그 작가의 모든 작품을 찾아 읽는 게 습관이었다. 연구자적 마인드는 아니고 오로지 “이건 뭐지?”하는 궁금증(다른 말로 재미) 때문이지만 그렇게 한 동안 특정 작가나 시인의 작품(세계) 속에서 유영하다 보면 해당 시인이나 작가를 직접 만나보지 않았는데도 그가 살아온 환경이나 삶의 지향, 가끔은 공포까지도 확인하게 된다.
윤고은은 사실 이름만 알고 있던 작가였는데, 어제 한중일청년작가회의 현장에서 접한 그녀의 인사말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고 또한 그녀가 진행하고 있는 팟캐스트도 들어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관심이 갔던 것이다. 동국대학교 재학시절 자신의 은사였던 이원규 선배와 대화중인 그녀와 가벼운 목례를 나눈 후 돌아오는 길, 그녀의 팟캐스트를 들었다. 집에 와서 책꽂이를 살펴보니 희한하게도 그녀의 소설 <일인용 식탁>이 꽂혀 있었다. 오래 전에 구입했지만 읽지는 않았던 모양인지 책은 손 탄 흔적이 전혀 없었다.
최근에 많이 읽었던 소설은 김금희 작가의 작품들인데, 김 작가의 작품들이 기존 소설문법에 비교적 충실한 ‘얌전한’ 작품들이라면 윤고은 작가의 경우는 (물론 아직 다 읽어보진 않았지만) 알라딘이나 교보의 서평이나 출판사 소개글에 인용된 부분들을 읽어보면 뭔가 통통 튀는 ‘괴짜 개구쟁이’ 같은 느낌이 강하다. 기대가 실망으로 변하게 될지 애초의 생각대로 신선한 감동을 줄지는 속단할 수 없지만 한 소설가의 작품만 6권씩이나 주문한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시인이 시집은 안 보고 소설책만 읽으며 가을을 보내게 되는아이러니.... 하긴 어느 유명 소설가 역시 작품이 떠오르지 않을 때 시집을 읽는다고 했다. 올 가을은 윤고운 소설과 함께 저물어 갈 것 같다. 뭔가 마음이 충일해져서 겨울 앞에 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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