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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뮤지컬을 보다 본문

리뷰

뮤지컬을 보다

달빛사랑 2019. 11. 9. 20:55




인천에서 단일 사업으로는 만만찮은 지원()을 받아 창작, 공연된 후배의 작품을 관람했다. 어울리지 않게 R석을 예매했다. 예술인 할인 50%를 받았지만 인천에서 공연된 작품 관람비로는 가장 많은 금액(35.000원)을 지불한 셈이다. 사실 S석을 예매하려 했지만 남은 좌석이 없다고 해서 할 수 없이 R석을 예매한 것인데, 공연 당일 입장해 보니 내 옆으로 빈 좌석이 많이 남아 있어 다소 황당했다. 물론 극장은 만석에 가까웠지만… 해누리극장의 R석은 관람상의 이점도 별로 없었다. 차라리 무대가 잘 보이는 일반석에서 관람할 걸....   


공연은 공을 많이 들인 느낌이 들긴 했다. 배우들의 노래 실력과 연기도 안정된 수준이었고 단출하지만 작품의 분위기를 충분히 조성해 낸 무대 장치도 무난했다. 삽입된 노래들도 듣기 편하고 흡입력이 있었다. 작곡가의 프로필이 궁금해졌다. 경력이 있는 작곡가가 아닐까 생각되었다. 다만 줄거리 상의 빈 지점이 자꾸만 맘에 걸려 불편했다. 예를 들어 남녀 주인공 사이에 러브라인이 만들어지는 계기가 다소 작위적이었고, 그러다보니 일본총독부 간부 아들인 남자주인공이 목숨을 잃어가며 독립운동조직의 비밀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도 설득력이 약했다. 물론 인천 조병창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과 민족감정을 조금만 건드려도 관객들은 일단 호응하고 일부 감동할 것이 분명하지만 현장 관객의 즉자적인 반응이 작품의 완성도를 보증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또한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의 음향시설이 맘에 안 들었다. 특히 합창을 하거나 고음으로 배우들이 열창을 할 때 스피커에서 물 끓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음향시절 자체의 문제인지 음향감독의 기계 작동상의 스킬 문제인지 알 수 없었지만, 개운하지 않았다. 어쩌면 내가 오른쪽 스피커 앞쪽에 앉아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고…… 아무튼 빈약한 스토리라인으로 목표하는 장면을 도출해 내야 했고, 극적인 감동도 연출해야 했기 때문에 개연성의 빈 지점들이 필연적으로 도출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관객들이 이미 잘 알고 있는 소재를 작품화 할 경우 한편으로는 공감의 폭을 넓혀줄 수 있어 장점일 수 있지만 다양한 극적 장치와 개연성 있는 스토리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오히려 감동을 약화시킬 수도 있는 위험성 또한 있다. 이번 작품은 그 장점과 위험성을 모두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다. 

 

후배(연출자)에게는 오늘처럼 규모 있는 작품의 대본을 쓰거나 대극장 공연을 연출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그 성긴 경험에도 불구하고 석 달 만에 이렇듯 완결된 작품을 무대에 올려준 것은 고맙고 미쁜 일이다. 모쪼록 이번 공연(경험)에 대한 정확하고도 냉정한 평가를 통해 향후에는 더욱 업그레이된 양질의 작품을 우리 앞에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인천시민으로서, 관객으로서, 좀 더 사적으로는 후배를 아끼는 선배로서 나도 끝까지 마음으로 응원할 것을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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