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지방지들을 향한 쓴소리 본문
최근 연재하고 있는 글과 관련한 자료를 받기 위해 모 지방지 기자와 만나 막걸리 한 잔 했다. 그 자리에서 나는 지방지들의 이해할 수 없는 행태들에 대해 솔직하게 문제제기를 해보았다. 하지만 그 역시 내부 시스템에 완전히 동화됐거나 알고 있는 게 별로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 적어도 그는 알고도 모른 척할 위인은 아니었다. 나는 사소한 원고라 할지라도 장기적인 연재의 경우 계약서 작성이 필요하며, 또한 의뢰받아 쓰는 글일 경우, 연재가 끝나고 난 이후 해당 원고의 저작권 귀속 문제에 대해서도 명백하게 해야 한다는 점을 강변했다. 동석한 기자는 나의 말을 수긍하면서도 “아, 저작권 문제는 그렇겠네요. 거기까지는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다.”라고 대답하여 나를 기함하게 만들었다. 이건 비단 그 기자 개인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기본적으로 지방지들이 원고청탁 대상과 그들의 원고를 바라보는 관점이 얼마나 헐거운지를 말해 주는 것이다. 자신들의 권리는 귀신같이 찾아 먹고, 필자들의 권리에 대해서는 관행과 의리를 내세우며 기본적인 계약 매뉴얼조차 만들려 하지 않는 것, 이것이 바로 지방지의 생생한 민낯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심란했다. 그러면서 인천시로부터 수억 원의 지원금을 받고 있으니 혈세 낭비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쓰고 싶지 않다면 이제부터라도 정론직필의 사명을 성실히 감당하는 것은 물론이고, 필자들의 권리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는, 다소 원론적인 문제제기를 마지막으로 입을 다물었다. 뒷입맛이 개운치 않았지만 어쩌겠는가. 다양한 적폐들은 여전히 가공할 정도로 미시적인 층위에서 때로는 은밀하게 때로는 노골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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