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너무 많은 '화'가 내 안에 있었는데..... 본문
너무 많은 ‘화(火)’가 내 안에 있었다. 그 화가 나를 지배하면서 나는 많은 걸 잃었고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도 만만찮게 주었다. 화는 스스로 또 다른 화를 증식했고 나는 어느 순간 그 화를 통제할 수 있는 힘을 잃었으므로 속수무책, 그것의 포로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낮잠에서 문득 깬 아이처럼 갑자기 모든 것이 낯설어지고 극도의 외로움이 몰려와 운 적이 있다. 그때 나는 화의 본질에 대해서 돈오(頓悟)하게 되었다. 무엇 때문인지 알 수 없지만 ‘그런 생각’이 내 의식을 타격하며 알려주었다. 나의 화는 나의 두려움을 자양으로 하여 증식되고 있다는 것을. 다시 말해 나의 두려움이 화를 키웠던 것이다.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나는 ‘그렇다면 두려움을 없앤다면 나는 화의 지배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다시 자연스럽게 ‘그렇다면 두려움의 원천은 무엇일까’로 생각은 비약했다. 그리고 마침내 알게 되었다. 내 화와 두려움의 원천을. 그것은 바로 수줍음(때문)이었다. 결국 나는 수줍음에 대한 방어기제로 두려움과 화의 성정을 만들어냈던 것이다. 불쌍하기도 하지. 내가 나를 연민하게 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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