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2월의 다짐 본문
2월의 첫째 날, 지난밤의 숙취를 다스리며 느지막이 깼다. 운동을 가려다 말았다. 최근 들어 운동을 빼먹는 경우가 많아졌다. 컨디션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느끼면서도 생활과 몸 관리에 더욱 게을러졌다. 옳지 않다는 알면서도 몸에 밴 나태를 쉽게 떨쳐버리질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해가 바뀌어도 이 질곡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내 모습이 한심스럽다. 주변의 문우들이 글과 일상을 얼마나 성실하게 조직하고 있는지를 보면 자극을 받을 만도 한데, 도무지 이 태만함의 개미함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 어쩔 것인가. 머릿속에서는 버석버석 마른 나뭇잎 밟히는 소리가 난다. 성긴 일상들은 원망만 한다고 달라질 리 만무하다. 깊이 있는 글을 쓰지 못한 지가 벌써 두 달째다. 이 지독한 질곡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해와 달이 바뀐 지 한 달이 되었다. 그리고 며칠 후면 입춘이다. 이런 상태로 오는 봄을 떳떳하게 맞을 수는 없는 일이다. 도저한 결심이 필요한 때다. 부디 겨울을 견딘 나무들이 새순을 틔우듯 내 몸과 마음에도 새살이 돋았으면 좋겠다. 2월에게 내가 던지는 약속이다. 죽음의 공포 앞에서 하루하루를 견디는 후배의 시간을 생각하자. 더 이상 이 무모하고 겁 없는 태만으로 내 시간을 낭비하지 말자. 힘들 때마다 후배와 어머니를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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