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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시지탄, 사필귀정-박근혜 씨, 구치소에 수감되다 본문

일상

만시지탄, 사필귀정-박근혜 씨, 구치소에 수감되다

달빛사랑 2017. 3. 31. 17:12

대통령의 딸로 태어나 부모를 모두 흉탄에 잃고 18년 간 칩거를 하다가 정계에 입문, 대한민국 제18대 대통령이 되어 다시 청와대에 입성한 입지전적 인물이었던 박근혜 씨. 그녀는 얼마 전 최순실이라는 희대의 사기꾼과 협잡을 하여 국정을 농단했다는 혐으로 국회와 헌법재판소로부터 탄핵을 받아 대통령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그리고 20여 일만에 뇌물수수와 권력남용 혐의로 검찰에 구속되어 오늘 새벽 결국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구치소에 입감되었다. 대통령이 아닌 인간 박근혜라는 개인적 차원에서 보면 그녀의 삶은 무척이나 파란만장했다. 그렇기 때문에 한편으로 연민과 동정이 이는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우리 나라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서 그녀에 대한 기대가 무척 컸던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그녀는 국민들의 그 모든 기대를 배신했을 뿐만 아니라 이번에 드러난 범죄사실들에 대해서도 반성은커녕 모르쇠로 일관하며 모든 잘못을 남에게 전가하는 대인배답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현재 대다수의 국민들은 그녀를 연민하기보다는 사필귀정이라는 측면에서 그녀의 구속을 받아들이고 있다. 그런데 자기 스스로 아무 것도 결정하지 못하는 결정장애를 앓고 있던 그녀에게 더욱 치명적이었던 사실은, 그녀 주변에는 민의를 정확하게 전달하고 쓴소리도 마다않는 충직한 측근이 단 한 사람도 없었다는 것이다. 왕조시대로 본다면 그녀의 주변에는 온통 간신배들만 차고넘쳤다는 말이다. 권력을 등에 업고 호가호위 하던 민정수석이나 비서실장, 그리고 충직한 개가 되기를 마다하지 않은 얼치기 보좌관들만 그녀 주변에 수두룩했다는 사실은 그녀 자신에게나 국민들에게나 너무도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결국 그녀는 끝까지 자신에게 닥친 현실 상황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하지 못한 채 주관적으로 상황을 낙관하다가 대한민국 최초로 탄핵이 인용되고 구속자 신분으로 구치소에 입감되는 대통령이 된 것이다. 


그러나 측근과 비선들의 국정농단이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었다는 것과는 별개로 그 모든 책임은 일차적으로 대통령이었던 그녀 에게 있었음은 명백한 사실이다. 대통령인 그녀의 불투명한 소통방식, 공적인 권한과 개인의 권력남용을 혼돈하는 무지, 그리고 주체적 사고능력의 부재는 그 어떤 변명으로도 용인될 수 없는 지도자로서의 결격 사유들이다. 설사 왜곡된 확신범으로서 자신이 저지른 모든 전횡에 대해 "나는 그 모든 것들을 정당한 국정운영이라 생각하고 한 행동일 뿐"이라고 주장할지도 모르겠다. 그녀의 사고 구조 속에서는 그러한 주장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면 나름의 통치철학이 있어야 하고, 민의를 수렴하기 위해 눈과 귀를 열어야 하는 것이다. 합법적인 선거로 대통령이 되었다 해도 국민들은 그녀와 그녀를 지지하는 정치세력들에게 잠시 동안만 권력을 위임해 준 것일뿐 이 나라의 모든 권력을 사유화하도록 용인해 주었던 것은 아니다. 모든 권력은 오로지 국민들로부터 나올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권력을 마치 자신의 소유물인 양 사유화 했다. 그 과정에서 온갖 부도덕한 정치인들과 부당한 권력에 기생하는 숱한 정치건달들이 양산되었다. 또한 그녀의 정치력 부재와 도덕불감증 때문에 대한민국의 정치와 민주주의는 엄청난 퇴행을 감당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세월 호 비극이 발생했고,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만들어졌으며 숱한 노동자와 농민들이 목숨을 잃어야 했다. 결국 그녀의 몰지각한 통치 행태는 임계점을 넘어 마침내 국민들로부터 저항을 불러일으켰고 결국, 오늘 새벽 치욕스럽게도 피의자 신분이 되어 구치소에 입감하게 된 것이다. 이제 그녀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올림머리도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해외출장 갈 때마다 변기를 들고 다녔다는 유별난 결벽증도 돌봐주는 사람 없이 스스로 감당해 내야 할 것이다. 만시지탄, 사필귀정. 아무튼 얼마가 걸릴 지는 모르겠지만, 구치소 및 교도소 안에서의 시간이 그간의 잘못을 통렬하게 반성하고 '선량한 국민 박근혜'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길 바랄 뿐이다. 만약 검찰의 기소 내용처럼 뇌물죄가 법원으로부터 받아들여진다면 그녀는 적어도 10년 이상을 교도소에서 보내야 할 테니 반성할 시간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괴로워도 슬퍼도 꾹 참고, 만화영화 주인공인 우리들의 캔디처럼 씩씩하고 의연한 수형생활을 해 나가길 아울러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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