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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그는 이제 더 이상 진보적 잡지를 읽지 않는다 본문

일상

그는 이제 더 이상 진보적 잡지를 읽지 않는다

달빛사랑 2009. 7. 2. 01:04

 

 

한때 세상을 바꾸려 했던 그가
바뀐 세상에서 비틀거린다
바꾸려 한 세상과 바뀐 세상 사이의 거리는
그가 간직해 온 열망의 용적만큼 깊고 넓을 것이다

그는 결코 유약한 사람이 아니었다
논쟁의 자리에서 그는 두려운 이론가였고
가두에서는 냉철한 '사령관'이었다
그의 목소리 높낮이에 따라 토론의 성과가 조정되었고
그의 손이 가리키는 곳으로 돌과 불꽃이 날아갔었다
분명 그는 '영웅'이었고 조직의 훌륭한 지도자였다
그런 그가 지금은 비틀거린다
겹겹으로 봉쇄된 전선을 능숙하게 돌파해 내던 그가
생활의 공격에 대해선 속수무책 비틀거린다
문건을 쓰고 구호를 외치던 손으로
세차를 하고 우유를 배달하고, 운전을 한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비틀거리고......
생활은 아직 그에겐 낯선 전선(戰線)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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