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25/02/24 (1)
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지척에 봄이 있다. 나도 봄처럼 따뜻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점심 먹으러 가는 길, 김 목사님과 보운 형은 “와, 날이 많이 풀렸네.” 했다. 나는 여전히 바람이 차가워 목도리를 두르고 장갑을 낀 채였다. 식사하고 나와서는 슬며시 목도리와 장갑을 벗어 주머니에 넣었다. 서늘한 바람이 목을 통해 등줄기로 스며들었지만, 상쾌했다. 김 목사님은 청사에 도착할 때까지 외투를 벗어 손에 들고 걸었다. 다음 주쯤에는 청사의 나무들이 새순을 내놓을지도 모를 일이다. 퇴근해서 지하철 정거장 내려갈 때까지 누군가를 불러내 술 한잔할까 말까를 고민하다가, 결국 그냥 집에 왔다. 일찍 퇴근한 김에 미용실에 들렀는데, 이미 문이 닫혀 있었다. 언젠가 사장으로부터 겨울에는 연료비가 아까워 손님이 없으면 일찍 문을 닫는다는 말..
일상
2025. 2. 24. 2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