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희망, 그 누가 뭐라 해도 다시 희망! (4-4-금, 박무) 본문

“이상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청구인의 나머지 주장에 대하여 더 나아가 살피지 않더라도, 피청구인의 이 사건 헌법과 법률 위배 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행위로써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배 행위에 해당한다. 피청구인의 법 위배 행위가 헌법질서에 미치게 된 부정적 영향과 파급 효과가 중대하므로, 국민으로부터 직접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받은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수호의 이익이 대통령 파면에 따르는 국가적 손실을 압도할 정도로 크다고 인정된다. (……) 그러므로 피청구인(윤석열)을 대통령직에서 파면한다.”

멍청이 통(統)인 윤은 마침내 파면되었다. 120일이 넘는 기간 동안 매일 거리에 모여 민주주의 회복과 윤의 퇴진을 외쳐왔던 시민들이 결국 승리한 것이다. 헌재의 판결도 논란의 여지없게 깔끔했다. 8명 전원이 윤의 파면을 인용함으로써 탄핵 반대 세력들을 기함하게 만들었다. 통쾌했다. 거리에서 생방송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라는 인용 결과가 발표되는 순간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서로 얼싸안고 환호했다. 반면 전광훈 등이 주도하는 탄핵 반대 집회에 모인 군중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욕설을 내뱉거나 절망하며 통곡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차 벽을 위해 세워놓은 경찰차를 때려 부수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그야말로 광란의 도가니였다. 그들의 그 터무니없는 맹목과 광신이 가련했다.
그러나 윤석열을 파면했다고 우리 할 일이 끝난 게 아니다. 오히려 지금부터가 더욱 중요하다. 훼손된 민주주의를 복원하고 미래의 희망을 위해서 우리는 좀 더 단호해져야 한다. 다시 말해, 내란과 쿠데타를 옹호하며 국민을 기만했던 총리와 장관, 여당의 의원들, 각급 국가기관의 수장들, 윤의 권력에 기생해 온 검찰과 법관들, 선전 선동으로 국민을 기만해 온 파렴치한 종교인, 거짓 정보를 양산해 국민을 혼란에 빠뜨린 극우 유튜버들에게도 엄중하게 그 책임을 물어야만 오늘의 시민혁명은 완성되는 것이다. 다시 한번 응집된 국민의 힘이 얼마나 강하고 무서운지를 분명히 보여주어야 한다. 아직 갈 길이 멀다.
꼬박 밤을 새운 탓에,
오후에는 잠이 쏟아져 긴 낮잠을 잤다.
4시쯤 미경이가 전화해서 갈매기에서 잠깐 만났다.
혁재에게도 전화했으나 그는 신기시장에서
다른 사람들과 술 마시고 있다고 했다. 목소리가 잠겨 있었다.
사람들과 있는 게 아니라 혼자 술 마시는 것 같았으나
다시 묻지 않았다. 누구나 그럴 때가 있는 법이니까.
정작 나는 술이 당기지도 않고, 선배들이 합석하기 시작해
8시쯤 피곤하다는 핑계를 대고 일찍 술집을 나왔다.
오늘은 불면의 원인 하나가 사라졌으니 일찍 자고 싶은데,
정작 기분이 들떠 잠이 안 올 것 같다. 그래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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