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여름 탓은 아니겠지만 (7-16-일, 흐리고 가끔 비) 본문

이번 폭우로 전국에서 40여 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되었다. 피해 규모가 예사롭지 않다. 이런 시국에 대통령이란 자는 그다지 급하지 않은 해외순방 중에 있고, 영부인은 명품 쇼핑관에 들러 구설에 휘말렸다. 이런 독불장국식 행태와 개념 없는 행보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지금은 시국이 시국인 만큼 그들의 행태에 아쉬움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 그리고 한편으로 이런 함량 미달인 지도자 부부를 국가의 수반과 영부인으로 둔 우리 국민이 가엾다. 그렇다고 야당이 믿을 만한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그들의 지리멸렬과 무능함은 임계치를 넘어 이제는 그들의 존재 의미조차 무언지 모르겠다.
국민을 위한 정치는 실종된 지 이미 오래다. 이제 국민은 스스로 목숨을 보살피고 스스로 가족과 터전을 지켜야만 한다. 세금 내기 아까운 나라에서 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답답한 정치와 세비 주기 아까운 파렴치한 국회의원과 판사, 검사, 사이비 종교인들의 허튼짓을 견뎌야 하기 때문에 그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일국의 국민이 제 나라에서 땀 흘려 번 제 돈으로 세금 내면서 이런 '쓰레기들'의 월권과 전횡을 지켜보는 일은 정신적 고문과 다를 바 없다. 어느 순간 살의가 느껴질 지경이다. 도무지 앞으로 어떻게 평정심을 유지하며 살 수 있을지 가늠이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이야말로 그 어느 때보다 건강한 감수성, 예술적 상상이 요구된다. 기존의 사고방식과 예술적 마인드로는 이 지리멸렬을 벗어날 수 없다. 낡은 가치에 대한 색다르고 전투적인 상상력이 필요하다. 고답적인 예술이 아니라 현실을 직시하는 새침하고 도도한 예술이 필요하다. 자본에 빨판을 박고 있는 낡은 사고방식, 고루한 예술을 이길 수 있는 건 바로 그러한 새롭고 발칙한 감수성이다. 이제는 무엇을 할 것인가 보다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다. 그동안 해답이 없어 실천하지 못한 건 아니기 때문이다.
여름 탓은 아니겠지만, 늘 여름 주변에는 흉흉한 소문들이 떠돌고 죽음의 냄새가 난다. 내 아버지와 형님이 죽은 것도 한여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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