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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우기(雨期)를 통과하는 법 (07-14-금, 많은 비) 본문

일상

우기(雨期)를 통과하는 법 (07-14-금, 많은 비)

달빛사랑 2023. 7. 14. 20:22

 

우기(雨期)만 되면 내리는 비를 멍하니 바라보던 엄마가 생각난다. 그때 엄마는 무슨 생각하고 있었을까. 비에 얽힌 추억이 무척 많은데 왜 비만 오면 다른 건 하나도 기억나지 않고 비를 바라보던 엄마만 자꾸 떠오르는 건지 모르겠다. 그나저나 도대체 나는 언제부터 비를 좋아한 것일까? 수십 년 전의 일기에도 비에 맘을 빼앗겼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심지어 고등학교 재학시절에도 비를 좋아해, 비 내리는 날이면 곧장 학교로 가지 않고 자유공원을 한 바퀴 돌다가 간신히 1교시 시작 교실에 들어간 기억들이 많은 걸 보면 제법 연조가 깊은 듯도 한데……. 그렇다면 나는 왜 비를 좋아한 걸까. 설명하기 어렵다. 본능적인 사랑에 가까우니까. 분명한 건 비가 나를 끌어당겼다는 것. 물론 내 쪽에서도 뭔가 통하는 게 있으니 그 끌어당김에 끌렸던 것이겠지만. 아무튼 언제부터인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비를 사랑하기 시작한 이후 내가 긴 우기를 통과하는 법은 술을 마시거나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는 일, 당분간 술은 자제할 생각이니 그리운 사람들이나 실컷 그리워해야겠다. 

 

점심에는 다인아트 윤 대표가 청사에 들러 비서실장과 셋이서 식사했다. 책 발간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 식당에서 우연찮게 동생의 국문과 대학동창을 만났는데 고맙게도 그녀가 밥값을 내주었다. 

비는 오는데, 보고 싶은 사람은 만나지 못하고..... 하도 답답해서 혁재에게 전화하거나 퇴근 길에 잠깐 갈매기에 들러볼까 고민하다가 그만두었다. 평생 만날 사람들인데 조급할 필요가 뭐가 있겠는가. 나에게는 모종의 목표가 있으니 조금만 참도록 하자. 

■밤이 되면서 비는 오락가락했다. 다행히 큰 비는 끝난 모양이다. 간헐적으로 내리는 비도 대체로 보슬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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