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   2024/1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한파 주의보 (01-24-화, 맑음, -15℃) 본문

일상

한파 주의보 (01-24-화, 맑음, -15℃)

달빛사랑 2023. 1. 24. 23:41

 

종일 집에 있었다. 담배를 안 피우니 슈퍼에 갈 일도 별로 없다. 게다가 오늘은 올 들어 가장 추운 영하 15도, 체감온도 영하 23도의 날씨였다. 웬만하면 돌아다니지 말라는 안전문자가 올 정도로 강한 한파가 찾아온 것이다. 나는 반팔차림으로 테라스 문을 열고 밖에 나갔다 들어왔다를 서너 번 반복했다. 도대체 얼마나 추위가 대단하기에 뉴스에서 저리들 호들갑인가 확인해 보고 싶었다. 바보 같은 짓이었지만 확실히 외출 의욕을 꺾어놓기에는 충분했다. 잠깐 나갔다 들어왔는데도 맨살을 누가 바늘로 콕콕 찌르는 것처럼 팔뚝이 아렸다. 최근 몇 년 사이에 겪어 본 겨울 중 올 겨울이 가장 춥다. 예년 같으면 이맘때 한낮의 기온은 영상인 날들이 많았다. 그렇게 2월 말까지 시간이 흐르면서 꽃샘추위가 두어 번 찾아왔다 사라지면 본격적인 봄이 시작되는 게 보통의 패턴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1월 하순까지 한파 특보가 자주 내려졌다. 그만큼 추운 날이 많았다는 말일 것이다. 뭔가 우리가 알고 있는 계절의 일반적인 패턴은 사라진 지 이미 오래다. 당연히 4계절의 변화가 뚜렷한 대륙성 기후의 특징인 삼한사온 현상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이상고온, 이상기후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아마도 지구의 자정 능력에 심각한 이상이 발생한 모양이다. 패턴을 읽을 수 없는 이상기후 현상은 점점 더 심해질 게 틀림없다. 종말을 향해 가는 지구의 모습을 보는 일은 착잡하기 그지없다. 하긴, 그걸 아는 사람치고는 생활을 너무 느슨하게 꾸려가고 있긴 하지만...... 그 '느슨함'이란 게 여유나 느긋함, 주변을 둘러보며 사는 사람의 이유 있는 게으름 등과 같은 긍정적인 의미의 느슨함이 아니라 불성실, 불규칙, 소모적, 게으름 등과 같은 부정적인 의미에서의 느슨함이란 건 당연한 일이다. 살아온 날들보다 남은 날들이 현저히 적은 입장에서 이렇게 느슨하게 사는 건 옳지 않은 일이다. 고작 명증하게 뭔가를 도모할 수 있는 시간은 10년 플러스 알파인데, '내일 일은 난 몰라요. 하루하루 살아요'라는 복음성가의 가사처럼 살고 있으니, 참 답답한 일이다. 아무튼 오늘은 종일 영화를 보거나 잠을 자거나 했는데, 맘이 편하지는 않았다. 목요일 마감인 일간지 칼럼의 주제를 아직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후나 환경에 관해 쓰고 싶어도 이건 너무 흔한 주제고 나도 언젠가 같은 지면에 칼럼을 게재했던 기억이 있다. 5년 이상 같은 신문에 칼럼을 연재하다 보니 이제 서서히 소재의 고갈을 뼈저리게 느낀다. 내일 출근해서 고민하다 보면 뭔가 답이 나오려나. 이제까지는 대개 그랬는데, 이번에도 제발 그리 됐으면 좋겠다. 낮잠을 잤는데도 왜 이리 졸린 거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뭔가 횡설수설하고 있는 느낌이다 일단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