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그들만의 '캠핑카 다이어리' 본문
몇 년 전, 인천 생활을 정리하고 제주도로 내려갔던 후배 내외가 올라와, 점심을 함께 먹고 차를 마시며 수다를 떨었다. 잘 웃는 나와 나를 잘 웃기는 후배들, 그리고 나의 가수 혁재와 더불어 오랜만에 많이 웃었다. 대화가 끊기는 사이사이를 정겨운 빗소리가 메워 주었다. 후배 내외는 캠핑카로 개조한 트럭을 몰고 올라왔는데, 앞으로 3개월간, 이 차를 타고 전국을 일주할 예정이라고 한다. “어디 갈 생각이야?”라는 물음에 “정해진 곳은 없어요.”라고 대답하는, 50대 중반으로 접어든 후배들의 천진한 무모함이 오히려 부러웠다. 빈티지 느낌 물씬 풍기는 그들만의 ‘사제 캠핑카 다이어리’에는 어떤 내용이 기록될지 알 수 없지만, 그들의 여행이 어느 이름 모를 언덕에서 문득 만난 저녁노을처럼, 가볍지 않게 빛나며 가슴 뛰게 하는, 아름다운 순간의 연속이기를 마음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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