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Y-50년사 목차 구성ㅣ마늘장아찌와 오이지 담그다 본문
두어 시간 작업해서 ‘Y-50년사’ 목차를 만들었다. 내 경험상 책은 목차가 구성되면 반 이상은 완성된 거다. 물론 완벽한 게 아니라서 이후 Y나 출판사 측 의견을 수렴한 후 몇 차례 더 수정 과정을 거쳐야 하겠지만 일단 꼴은 갖춰놓은 셈이다. 변수는 Y 직원들이 정리해서 보내주는 1차 텍스트가 얼마나 완성도가 있느냐인데, 만약 그 글들이 기자가 사건 수첩에 급하게 메모를 한 것 같은 글들이라면 윤문을 하는 데에도 적잖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1차 원고가 너무 거칠어 거의 재작성 수준으로 글을 정리해야 했던 경험이 여러 번 있다. 아무튼 큰 고개 하나는 넘었다. 더 큰 산들이 기다리고 있긴 하지만 오늘만큼은 무척 홀가분하다. 저녁에는 다인아트 윤 대표와 갈매기에서 만났다. 그 자리에서 작성한 목차를 출력해서 보여줬더니 “오, 역시 문 선생님!” 하며 무척 만족해했다. 뿌듯했다. 터무니없는 제작비를 받고 하는 일이지만 이왕 시작했으니 그럴듯하게 만들어 볼 생각이다. 크고 넓게 생각하면 이것도 하나님의 일을 하는 것 아닌가.
먼저 와 있던 혁재가 애인을 만나러 가기 위해 일어설 때 우리도 함께 일어나 돌아왔다. 술집에 들렀던 것치고는 무척 이른 시간에 나왔는데도 전철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코로나 여파로 사람들이 일찍 귀가했거나 집 밖을 돌아다니기를 꺼리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도 인천에서만 서너 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안내 문자를 받았다. 걱정이다. 언제라야 이 질기고 집요한 바이러스의 터널을 벗어날 수 있을까.
급격하게 더워졌다. 올 여름은 역대급 폭염이 찾아올 거라고 하는데, 벌써부터 두렵다.
누나가 마늘과 오이를 한 자루씩 가져와서 장아치와 오이지를 담가주고 갔다. 부자가 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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