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거짓은 진실을 이길 수 없다지만..... 본문
오늘 새벽까지 학생들의 원고를 심사했다. 끝마치고 나니 창밖이 훤하게 밝아왔다. 써야 할 글들이 밀려있기 때문에 일단 시작한 일은 무조건 끝을 보려고 노력한다. 다행히 집중력은 있는 편이라서 성과도 있다. 물론 완성도나 만족감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새벽녘이면 눈이 침침해 책을 보기 어렵다. 시력이 그만큼 안 좋아졌다는 얘기다. 공부도 다 때가 있다는 말을 그 어느 때보다 실감하고 있다. 마흔두 번째 원고를 꼼꼼하게 읽고 나서 채점표에 점수를 적은 후 한참을 멍하니 책상 앞에 앉아 있었다. 눈꺼풀은 무거웠지만 잠은 올 것 같지 않았다. 유튜브에서 수면 유도 음악을 검색해서 들었다. 올 것 같지 않던 잠이 들었나 보다. 깜박 잠들었다 일어났더니 8시, 화장실에서는 엄마가 목욕하고 계셨다. 일어난 김에 엄마와 식사를 하고 뉴스를 보다가 다시 잠을 잤다. 점심 때쯤에서야 잠이 깼다.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으로 촉발된 정의연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의 여파로 마포쉼터 소장이 자기 집 화장실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그는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한 후 삶이 부정당하는 것 같은 모멸을 느꼈다고 한다. 사실 사태가 이 지경이 되기까지 제대로 된 수습을 하지 못한 1차적 책임은 의혹 당사자인 정의연과 윤미향 전(前) 대표에게 있다. 투명하게 소명이 이루어졌다면 후원자들의 이해와 공감을 다시 얻었을 텐데, 그러지 못했기 때문에 쓰레기 기자들과 종편, 정치 검찰들에게 공세의 빌미를 주게 된 것이다. 본래 쓰레기 언론과 기자, 정치검찰들은 하이에나와 같은 족속들이다. 투명성을 통한 도덕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했을 때 가해질 하이에나 떼들의 공격을 예상하지 못했다면 정의연은 운동을 헛한 셈이다. 하이에나를 이기기 위해서는 산발적 응전을 해서는 안 된다. 진보진영과 정신대 문제 진실규명을 위한 제 단체들이 하나로 똘똘 뭉쳐 사자와 같은 힘으로 맞서야 한다. 종편의 감염력과 정치검찰의 현실적 위력은 만만한 게 아니다. 어설픈 해명은 자충수일 뿐이다. 이미 저들은 이쪽의 약한 고리를 파악했기 때문에 당분간 파상공격은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어둠은 빛을, 거짓은 진실을 이길 수 없으므로 궁극의 승리는 진실 편이다. 다만 앞으로도 마포 쉼터 소장과 같은 애꿎은 희생자가 더 나오게 될까 봐 걱정이다. 길고 지루한 싸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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