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활동가의 도덕적 해이와 종교인들의 탐욕 본문
위안부 할머니들의 권익을 위해 활동해 온 정의기억연대(구 정대협)가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을 계기로 불거진 투명하지 못한 후원금 처리와 방만한 조직 운영으로 인해 연일 국민과 언론으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고 있다. 특히 보수 언론과 극우 친일 세력들의 공격이 집요하면서도 전방위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아마도 총선 참패로 인한 정국 주도권 상실과 보수 궤멸의 위기감을 이번 정의연 사태를 통해 만회하고자 하는 속내가 아닌가 생각된다. 물론 정의 연의 활동 방식에 문제가 있다면 냉정한 비판과 진지한 성찰을 통해 심각한 난맥들을 극복하기 위한 치열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하지만 작금의 수구(守舊) 세력들은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모든 것을 진영(陣營)의 프레임 안으로 가져와 민주진영의 도덕성에 흠집내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을 뿐이다. 자칫 이러한 극우 세력들의 불순한 의도에 휘말릴 경우, 그간 정대협 시절부터 쌓아온 의미 있는 투쟁의 성과까지도 부정당하게 될 위험성이 있음을 우리는 경계해야 할 것이다.
현재 우후죽순처럼 터져 나오는 온갖 의혹들에 대해 정의연과 핵심 관계자들은 그야말로 사면초가의 상황인 것만은 분명하다. 얼마 전까지 그곳의 대표를 맡고 있다가 최근 민주당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이 된 손 모 씨는 나름 열심히 해명하고는 있지만 봇물처럼 터져나오는 모든 의혹들은 해명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언론에 보도된 것이 모두 사실이라면 정의연은 물론 대표였던 그녀는 도덕적 해이는 물론 후원금의 사적 전용 및 횡령의 혐의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그 모든 것들이 사실이 아니고 ‘카더라 통신’이 키운 근거 없는 ‘눈덩이’들이라면 소문을 사실인 듯 보도한 언론과 허위 사실을 유포한 보수 유투버들은 그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져야만 할 것이다. 하지만 하나 분명한 것은 이제 정의연의 활동이 총체적인 변화를 모색해야만 할 때라는 것이다. 또한 후원금의 관리와 사용을 총괄하는 기금운용위원회의 상당수가 조계종 스님들이고 해마다 1톤이 넘는 쌀이 애초의 용도인 할머니들을 위해 소비된 것이 아니라 조계종 쪽으로 흘러들어간 정황이 확인되었다고 하는데, 그 사실 역시 명백하게 밝혀져야 할 것이다. 개신교나 불교나 지나치게 탐욕스러워져 구린내를 풍기기 시작한 것은 이미 오래된 일이지만, 만약 정의연 핵심관계자들의 나태 혹은 의도적 방기와 조계종 측의 종교적 탐욕이 어우러져 이번 사태가 불거진 것이라면, 할머니들의 핏값으로 호의호식해 온 그 짐승만도 못한 무뢰배들은 이번 기회에 철저한 조사를 통해 발본색원되어야 할 것이다. 여러모로 우울한 하루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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