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냉장고, 이 애물단지야! 본문
기다리던 냉장고가 도착했습니다. 생각보다 일찍 도착한 탓에 후배 박혜경이 주관하는 ‘세계무용축제’ 공연은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당분가 힐난을 받을 각오를 해야 할 것입니다. 암튼 냉장고는 정확하게 5시쯤 도착했습니다. 생각보다 덩치가 커서 놀랐습니다. 땀범벅이 되어 (고장난) 냉장고를 내리고 (새 냉장고를) 올리는 배송기사들의 노고에 무척 감동했습니다. 고맙고도 미안했지요. 새 냉장고를 올리는 작업은 수월했지만 낡은 냉장고를 내리는 작업은 무척 고된 작업이었습니다. 계단에서 현관으로 연결되는 철문이 작아 결국 문을 떼어내고 내려야했거든요. 그런데도 전혀 짜증을 내지 않고 모든 작업을 묵묵하게 수행해 준 두 젊은 기사들의 모습이 얼마나 멋져 보였는지 모릅니다. 냉장고의 회수와 설치 작업은 꼬박 40분이 걸렸습니다. 한 여름, 냉장고의 존재감이 얼마나 엄청난 것인가를 뼈저리게 깨닫게 된 요 며칠이었습니다. 냉장고가 고장 나 음식들을 식탁 위에 늘어놨을 때 그 을씨년스러움이란 겪어 보지 못한 사람들은 결코 모를 것입니다. 악몽까지 꾸었을 정도니까요. 예상치 못한 지출이었지만 별로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습니다. 지긋지긋한 여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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