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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낮술 권하는, 비 내리는 월요일 본문

일상

낮술 권하는, 비 내리는 월요일

달빛사랑 2012. 5. 14. 16:54



아침부터 제법 많은 비가 내린다. 이렇듯 비가 말을 걸 듯 속살속살 내리는 날이면, 내가 알고 있는 몇몇 저주받은 감수성의 소유자들은 아마도 낮술의 유혹에 몸을 떨 것이다. 감정의 지향(志向)을 생업(生業)의 책임감이 억누르지 못할 경우, 그들은 분명 자신들만의 주파수로 교신을 끝낸 후, 모처(某處)에서 회동(會同)해 비에 젖은 나무들처럼 젖어들겠지. 나 역시 동류(同類)의 정서를 공유하는 처지라서 감히 그들에게 불성실한 가장혹은 감상적인 룸펜들이라 힐난하지 못하겠다. 그들에게 있어 비와 술의 접속이란, 진부한 일상과 그 속에서의 스트레스를 희석(稀釋)할 수 있는 유력한 매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한 기후 변화에 따라 정서 변화가 수반되는 사람은 분명 여린 영혼의 소유자일 것이 분명하다. 생물학적 노화(老化)와는 별개로, 마음속에는 아직 소년다운 감상과 치기(稚氣)가 있다는 자족적 당당함. 밉지 않다. 부디 건강 잃지 않으면서, ‘세상에서의 소풍 끝나는 날까지 비 내리는 날의 은밀하면서도 행복한 교신을 계속했으면 좋겠다. 비 내리는 날이면, 낮술의 유혹을 느끼는 이들은 행복한 것, 비 내리는 날, 낮술을 먹을 수 있는 조건을 가진 사람은 더욱 행복한 것. 비 내리는 월요일, 낮술 마시는 모든 이들이여, 행복한 젖어듦을 경험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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