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마인드 콘트롤 본문
요즘 나는 비교적 평화로운 마음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렇다고 생활의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도 아니고, 내 앞의 시간이 무지갯빛 표정으로 손을 흔들고 있는 것도 아니다. 여전히 생활의 공격은 집요하고, 나는 자주 비틀거린다. 그러나 삶의 한 가운데서 갑자기, 내 사회적 지위와 이력(履歷)이 보증하는 신념의 올곧음에 상처를 입고, ‘바닥’까지 내려가서 그 ‘바닥’의 그악스런 얼굴을 확인한 사람치고는 그런대로 견딜만하다. 저간(這間)에 불어 닥친 미친바람은 내 살을 얼리고, 피를 말리는 신산(辛酸)을 느끼게 하였지만, 또한 벗이라 칭하며 상종(相從)하던 무리 속에서 옥석(玉石)을 구분하게도 해 주었으니, 잃는 것이 있으면 또한 얻는 것도 있으리라는 세상의 속설을 다시 한 번 되새기는 순간들이었다. 있으면 지키고 싶고, 지키려하다 보면 탐심(貪心)이 생기고, 그 탐심은 다시 더 많은 것을 갖고자 하는 만족할 줄 모르는 욕망으로 발현되는 것일 터, 가진 것 없고, 지킬 게 많지 않으니 오히려 맘이 편한 것은 당연지사. 다만, 한 가지 소망이 있다면, 얼마나 지속될지는 모를 일이나, 지금 내 마음의 평화로움이 꽃씨처럼, 향기처럼 퍼져나가서 나를 알고, 나를 보고, 나를 그리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까지 환하고 넉넉하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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