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3월의 첫날-고백, 혹은 다짐 본문
‘처절하다’와 ‘철저하다’...‘ㄹ’받침의 위치만 다른데 어찌 이리 의미가 달라지는 것인지. 물론 교착어인 한국말은 조사와 모음 하나에도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철저하게’ 자기를 관리하지 못해서 ‘처절한’ 반성과 긴 모색의 시간으로 들어가야 할 것 같다. 한때 내 것이었으나 본디 내 것일 수 없었던 모든 것들의 떠나는 뒷모습을 아쉬움 속에서 바라봐야 할 시간이다. 가진 것 없어서 두려움도, 낭패도 모르는, 그야말로 악으로 버텨야 할 그악한 시간들이 저 앞에서 짐승의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더 이상 잃을 게 없는데, 두려울 것이 무엇이랴. 하여, 간다. 기꺼운 마음으로, 뚜벅뚜벅, 저 신산한 고통의 시간, 집시의 삶 속으로. 다시 태어기 위하여, 다시 시작하기 위하여!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시 한 무더기의 책을 버린다... (0) | 2012.03.03 |
---|---|
풍물패 '더늠'의 <향기, 두번째 이야기> (0) | 2012.03.02 |
가는 2월, 아쉽지 않다 (0) | 2012.02.29 |
미안하고 고마워요. (0) | 2012.02.24 |
내 의지가 몸의 신호를 접수하다... (0) | 2012.02.23 |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