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일부 '가짜 보수들'의 천박한 민낯 (10-13-일, 맑음) 본문
한강의 노벨상 수상을 폄하하고 시기 질투하는 일부 보수 세력들의 천박한 글들이 SNS에 올라와 많은 국민의 분노를 사고 있다. 물론 그 글의 수준이 너무 유치해 대응할 가치도 없는 일이지만, 이번 노벨상은 중국인이 받았어야 한다는 망언에 이르러서는 분노를 넘어 헛웃음마저 나온다.
한강 작가가 한국 현대사의 비극적 사건인 4.3 항쟁과 5월 항쟁을 다룬 소설을 썼기에, 노벨상 수상 소식을 접했을 때, 양 항쟁의 의미를 부정하는 일부 보수 세력들의 몽니가 충분히 예상됐고, 그 예상은 어김없이 적중했다. 하지만 그 몽니(시기와 질투와 폄훼)의 행태가 이처럼 유치하고 천박할 줄은 정말 몰랐다. 개념 없는 보수의 밑바닥을 본 것이다.
사실 진정한 보수는 품위가 있다. 그렇다면 ‘저들’은 보수가 아니라 보수를 참칭(僭稱)하는 멍청이들일 뿐이다. 품위 있는 보수들은 그들과 일정한 거리를 두려고 할 것이다. 인문학적 교양은 눈곱만큼도 없고, 최소한의 양심도 염치도 없는 그들과 한 하늘 아래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내가 여러모로 참 안쓰럽다. 그들을 개에 비유하거나 그들의 헛소리를 개소리에 빗대는 건 오히려 개를 너무 욕보이는 말이다.
아침에 일어나 이부자리 밖에 들고 나가 탁탁 털어서 반듯하게 접어놓고, 어제 먹던 찌개 다시 끓여놓고, 아침 운동 끝내고 날이 너무 좋아 대공원에 산책 가볼까 하다가 그만두고 대신 산책 삼아 채소 가게 다녀왔다. 점심은 샐러드로 대충 때운 후, 오후에는 유튜브를 보며 어제 은준과 집에 올 때 사 온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평범한 60대 홀아비에게는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특별히 전화 올 데도 없었으나 그냥 방해받고 싶지 않은 전화기도 꺼놓았다. 3시 조금 넘어 졸음이 와 낮잠도 잤다. 꿀 같은 잠이었다. 잠에서 깼을 때 창밖이 어둑어둑해 보여 벌써 밤인가 했는데 오후 5시였다. 해가 그만큼 짧아진 것이다. 계절도 깊어 가고 누군가를 향한 나의 그리움도 점점 깊어 가는, 참 아름답게 빛나는 10월의 하루였다. 이런 가을날은 1년에 며칠 되지 않는다. 충분히, 맘껏 만끽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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