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   2025/06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연휴 끝날, 후배와 만나다 (9-18-수, 맑음) 본문

일상

연휴 끝날, 후배와 만나다 (9-18-수, 맑음)

달빛사랑 2024. 9. 18. 20:30

 

연휴가 시작될 때는 ‘하, 길고 긴 연휴 동안 뭘 하고 지내나?’라고 생각했지만, 거짓말 안 하고 5~6일이 쏜살같이 지나갔다. 대체로 내가 한 것이라고는 먹고 운동하고 자고 영화 보고 유튜브 동영상 본 게 전부다. 가끔 영상 보다가 엄마 생각나고 유년 시절 생각나서 눈물 몇 방울 흘리거나 걸려 온 전화를 받고 받은 문자들에 답장을 보냈다. 분명 6시쯤 눈을 떠 하루를 일찍 시작했는데도 점심 이후부터는 시간이 어찌나 빨리 흘러 버리는지, 하루가 후딱 가 버리곤 했다. 나이대에 따른 시간의 속도론, 이를테면 10대는 10㎞, 30대는 30㎞, 60대는 60㎞의 속도로 세월이 흐른다는 속설이 진부한 과장이 아니라는 생각을 요즘에는 자주 한다.

 

오후에는 연극쟁이 후배 BK에게 연락했다. 설날과 추석, 1년에 두 번은 반드시 연락해 안부 묻고 술 사주는 후배다. 이제는 나도 저도 둘 다 고아지만, 후배는 사회성이 부족한 탓에 명절 내내 나보다 쓸쓸할 게 분명해 ‘일부러’ 연락해 만나는 거다. 몇 년 전 영화 같은 사랑이 '불쑥' 끝났을 때 그는 오래 칩거하며 자기만의 방식으로 종료된 사랑의 흔적들을 정리했다. 워낙 맹렬하게 타올랐던 사랑이라 후일의 뒷갈망이 쉽진 않았을 거다. 엊그제 만났을 때 눈빛은 맑고 유순해진 데다, 건강에도 딱히 문제없다는 말을 듣고 마음이 한껏 제멋대로 환해져서 둘이 소주를 5병이나 마셨다. 돌아오는 발걸음은 당연히 가벼웠다.

 

1차로 술 마시던 닭 갈빗집으로 혁재가 합류했고, 2차 실내 포장마차에서는 동인천에서 술 마신다던 은준이가 화가 황 모와 함께 나타났다. 취한 BK는 먼저 가고, 한 시간쯤 지나서 나도 일어나 돌아왔다. 돌아오는 발걸음이 무척 가벼웠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