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생인손(조갑주위염) 수술 ❙ (3-14-목, 맑음) 본문

일상

생인손(조갑주위염) 수술 ❙ (3-14-목, 맑음)

달빛사랑 2024. 3. 14. 23:06

 

[오른손 약지를 쓸 수 없어 일명 '독수리 타법'으로 이 글을 쓰고 있다] 결국 오른손 염증의 원인과 병명을 알았다. 조갑주위염, 흔히 생인손이라고 하는 감염질환. 출근 후 외출해서 청사 근처 대찬병원을 찾았다. 지난번 허리 아플 때 방문했다가 바가지 오지게 쓴, 과잉진료로 악명 높은 병원이다. 통증이 웬만했으면 결코 방문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도 역시나! 젊은 의사는 오늘 자신의 수술 일정이 7개나 된단 말을 뜬금없이 하더니 대뜸 입원하라고 했다. 그것도 4~5일씩이나. 오 마이 갓! 뼈만 보던 의사라서 나의 증상을 잘 모르는 것 같았다. 마주 앉은 지 채 3분도 안 되어서 믿음이 뚝 떨어졌다. 그래서 "됐어요. 그럴 만한 시간 없네요. 오늘은 그냥 갈게요" 하고는 나와버렸다. 젊은 의사는 똥 싶은 표정으로 "그럴래요?" 했는데, 순간 통쾌했다. 괜스레 X-ray 비용만 날렸다. 그 젊은 친구가 X-ray 판독이나 제대로 할 줄 아는지 의구심마저 들었다. 정말 다신 방문하고 싶지 않은 병원이다.

 

청사로 돌아오는 길에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시청 근처의 '정담외과'를 찾았다. 병원은 대찬병원에 비해 한산했다. 문진서를 작성하고 잠시 대기하다 대표 원장을 만났다. 40대쯤으로 보이는 푸근한 인상의 여 의사였다. 주치의는 증상을 보자마자 "에고, 많이 불편하셨겠어요" 하며 간호사들에게 이것저것 지시하며 수술 준비를 했다. 그리고 마침내 마취 없이 수술 진행! 너무 아파서 비명 지를 뻔했다. 간호사들이 식은땀을 닦아주었다. 수술을 마치고 항생제 주사와 파상풍 예방주사를 맞았다. 총 진료비 72,000원(파상풍 주사 45,000원). 병원도 깨끗하고, 주치의의 처치와 설명도 맘에 들고, 무엇보다 (손가락 염증 치료 한정해서) 치료비도 고마운 수준으로 나와서 놀랐다. 애초에 이곳으로 왔다면 좋았을 것을..... 하지만 15,000원 투자해 가선 안 될 병원의 본색을 알게 되었으니 잃은 것만은 아니란 생각이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