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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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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전야 (05-17-수, 맑음)

달빛사랑 2023. 5. 17. 20:07

 

센터에서 운동하고 와 식사하지 않고 곧바로 출근했다. 점심은 비서실장과 비서실 식구들 3인, 보운 형과 함께 갈비탕을 먹었다. 비서실장이 청을 나가기 전에 뭔가 하나씩 정리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 밥을 먹으면서도 개운하지 않았다.

오늘 하루 특별한 일은 없었다. 날씨는 여름에 더욱 가까워졌다. 퇴근하면서 마트에 들러 장을 봤다. 오랜만에 보는 장이라서 양이 많아 배달을 시켰다. 집에 도착해서 샤워하고 났더니 구매한 부식들이 도착했다. 저녁을 먹으려고 준비하고 있을 때 황에게 전화가 왔다. 혁재와 보기로 했으니 같이 보자는 것이었다. 피곤했지만 병균이도 온다고 해서 신포동까지 나가서 후배들을 만났다. 병균이는 과묵해졌고 혁재는 얼굴이 많이 상해 있었으며 황은 언제나처럼 텐션 업 되어 있었다. 오랜만에 만나니 모두 반가웠다.

 

신포동에서 후배들과 헤어져 돌아올 때, 뭔가 마음의 부담 하나가 툭 떨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아쉬움과 미련, 한편으로는 속시원함이 버무려진 묘한 감정이었다. 택시가 집 근처인  문일여고 앞을 지날 때는 문득  '언제까지 유지될지 알 수 없지만 지금의 평온함이 조금만 더 이어졌으면....' 하고 생각했다. 그리 대단할 것도 없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지만, 나에게는 지금의 이 소박한 평온조차 내 몫이 아닌 것 같아 가끔 낯설고 불안하다. 특히 해마다 이맘때면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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