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글쓰기 심사▮6년만의 민방위훈련 (05-16-화, 맑음) 본문
원래는 비번이었지만, 경인일보 푸른 인천 글쓰기 대회 본선 작품 심사 때문에 청에 나왔다. 8시 10분쯤, 청사 현관을 들어설 때 청렴 캠페인 중인 직원들이 휴대용 선풍기를 나눠주었다. (오호라, 득템! 나오길 잘했다) 한 시간 반쯤 사무실에 있다가 9시 40분쯤, 신문사에 가기 위해 청을 나섰다. 9시 55분, 신문사에 도착하니 먼저 와 있던 윤식 형이 손을 흔들어 보였고, 나를 보고 아는 기자들이 다가와 인사했다. ▮정확하게 10시, 또 다른 심사위원인 인천대 교수가 도착하자마자 심사를 시작했다. 지난 3년 동안, 코로나 때문에 온라인 백일장을 진행했지만, 올해는 인천대공원에서 야외 백일장을 진행했다고 한다. 응모 작품 수는 총 1,700편. 이중 예심을 통과한 20개 작품을 살펴본 후 대상과 최우수상, 그리고 기타 장려상 등을 선정해서 신문사에 넘겨주었다. 심사위원들의 의견도 대체로 일치되었다. ▮신문사를 나와 전철 타야 하는 윤식 형과 청사 쪽으로 걸어오다가, 시청 근처쯤 왔을 때 "형, 시간되시면, 점심 드시고 가실래요?" 했더니, 처음에는"됐어. 집에 가서 먹으면 되지 뭐."하며 사양했다. 형이 냉면을 좋아하는 걸 알기 때문에 "형, 이 근처에 우성냉면이라고 냉면 잘하는 집이 있어요. 어차피 점심때인데 드시고 가세요." 하고 재차 종영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는 "그럴까."하고 반색했다. 형을 모시고 우성냉면에 들어간 건 11시 35분, 막 사람들이 몰려오기 시작할 때다. 간발의 차로 자리를 잡고 냉면을 주문했다. 우리가 앉자마자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들어 금방 만석이 되었다. 3~4분만 늦었어도 문밖에서 15 분은 기다려야 했다. 윤식 형은 "와, 그야말로 문전성시네. 이 집 매일 이렇게 붐벼?" 하고 물었다. 놀란 눈치였다. 10분 정도 기다리자 냉면이 나왔다. 육수와 면을 먹어 본 형은 "이 집 냉면 괜찮은데. 맛있어. 가볍지도 않고" 하며 만족해했다. 다행이었다. 냉면값은 2만 원이었다. ▮식당을 나와 형을 전철역 입구까지 모셔다 드린 후 사무실로 돌아왔다. 형은 괜찮다며 만류했지만, 그냥, 그렇게 하고 싶었다. ▮오늘 전국적으로 대대적인 민방위훈련(특히 공습대피 훈련)이 진행되었다. 2시쯤 가상 적기가 뜨고 공습 경보 사이렌이 스피커에서 흘러나왔다. "국민 여러분!"으로 시작하는 훈련상황 멘트, 정말 오랜만에 다시 들었다. 직원들은 민방위대원들의 안내에 따라 사무실을 나와 지하식당으로 대피한 후 20분 동안 그곳에 머물러 있었다. ▮그나저나 한동안 없었던 이런 공습 대피 훈련, 이를테면 전직원이 방독면 받아들고 지하실로 대피해야 하는 이따위 훈련을 왜 다시 시작한 것일까? 정확하게는 6년만이라고 한다. 여름철 홍수나 태풍, 지진과 같은 재해 대비 훈련이야 이해할 수 있지만, 북한을 적대세력으로 상정한 후 그들의 공격에 대비하는 훈련을 실시하는 건 무척이나 시대착오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북한을 자극하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 때문에? 나원참! 이런 훈련은 통일 분위기 조성에도 도움이 되지 않고, 한반도 평화의 관점에서도 허튼짓이다. 혹시 지지층 이탈과 지지율 하락 국면을 벗어나기 위한 현 정부의 변형된 색깔론이 아닌가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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