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화이트 데이 (03-14-화, 맑음) 본문
청(廳)에서 CGV 쪽으로 걸어 내려오다가 한 카페 앞에서 당신 닮은 꽃을 봤어요. 예술회관역 지하상가 꽃집 ‘피치 코코’ 진열대에도 당신 닮은 그 꽃이 예쁜 비닐에 쌓여 놓여 있더군요. 살까 말까 망설이다 결국 보기만 했습니다. 익숙한 꽃향기에 내 오후의 시간이 지하상가 안에서 잠시 느린 화면으로 흘렀습니다. 그곳을 떠날 때는 도대체 뭘 알고 있다는 건지 꽃집 생화들은 일제히 키득대며 수런거렸습니다. 꽃의 얼굴에 내 코와 입, 뺨을 대본 건 정말 오랜만의 일이긴 합니다.▮오늘은 비번이라 출근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9시 20분, 보운 형이 노사과 직원들과 점심하기로 했으니 나도 함께 먹자며 연락했어요. 하지만 그때 나는 막 떡국을 물에 담가 불리고 있었기 때문에 거절했습니다. 청의 점심은 11시 30부터 대개 시작되는데, 10시에 늦은 아침을 먹었으니 한두 시간 후에 무슨 밥맛이 있겠어요. 막무가내로 나오라고 하던 보운 형도 내가 그렇게 말했더니 수긍하더군요. 그런데 밥을 먹고는 이내 잠들었어요. 사실 오늘은 새벽 4시에 잠이 깼거든요. 너무 일찍 일어나 잠이 부족했던 거지요. 두 시간을 넘게 잔 것 같아요. 꿀잠이었습니다. 오후에는 운동을 다녀왔고, 청소를 했으며 거실 전기장판을 걷어냈습니다. 그리고 김치찌개를 끓여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어쩌다 보니 오늘은 두 끼만 먹었습니다. 앞으로도 그래야겠어요. 최근 칼로리 높은 음식을 많이 먹었습니다. 어제만 해도 누나가 사다준 삼겹살을 큰 접시에 한가득 구워 먹었거든요. 음식조절이 필요합니다. 금연 이후 자꾸만 단 음식이 당기네요. 특히 아이스크림은 중독입니다. 많이 먹을 때는 하루에 한 통을 다 먹은 거 같아요. 문제는 아이스크림이 체중관리나 건강에 치명적이라는 것이지요. 어떤 유튜버는 아이스크림을 라면이나 탄산음료보다 더 몸에 안 좋은 쓰레기 같은 음식이라 표현하더군요. 설탕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간 데다가 지방까지 들어가 있어 살찌는 데는 직방이란 말도 덧붙였습니다. 오늘만 해도 저녁 9시를 지나면서 아이스크림이 미치도록 생각나 슈퍼에 가기 위해 옷을 갈아입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눈물겨운 인내심을 발휘해 욕구를 참아냈습니다. 그리고 일부러 아이스크림의 해악을 강조하는 자극적인 건강 콘텐츠들을 찾아본 것이지요. 안 그래도 배가 좀 나온 것 같아 다이어트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가장 먼저 면류와 빵, 아이스크림을 끊어야겠습니다. 쉽지 않겠지만, 내가 또 하겠다고 결심하면 모질게 실천하는 사람인지라....... 혹시 몸의 가려움증도 금연으로 인한 금단증상이 아니라 건강에 안 좋은 음식섭취로 인한 부작용이 아닐까 걱정되네요. 아무튼 혼자 사는 사람들일수록 섭생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서러운 상황을 만날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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