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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꽃을 사는 마음도 꽇을 받는 마음도 모두 행복하길 본문

일상

꽃을 사는 마음도 꽇을 받는 마음도 모두 행복하길

달빛사랑 2019. 5. 7. 23:30

월요일에는 습관처럼 갈매기에 들른다. 어제 갈매기에는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이 많았다. 한 동안 갈매기에서 나 혼자 술을 마시거나 설사 지인을 만난다 해도 내가 일어날 시간쯤에 들어오는 경우가 있어서 인사만 하고 헤어지곤 했는데 어제는 선배는 물론 후배들까지 종합선물처럼 한 자리에서 모두 만난 것이다. 손은 깔끔하게 이발을 하고 나타났고 심은 애견 해피를 데리고 나왔다. 오는 만났을 때 눈빛이 약간 슬퍼보였는데, 그건 진짜 슬퍼서라기보다 술이 취했거나 피곤했을 때 보이는 오 특유의 눈빛일 뿐이다. 조구 형은 외관상 건강해 보이셔서 다행이었다. 술집은 전달보다 왠지 썰렁했다. 가정의 달 5월에는 지출이 많기 때문에 술집 찾는 손님이 대폭 준다고 하던데 갈매기도 예외는 아닌 모양이었다. 두어 시간 앉아 있다가 손과 심이 먼저 자리를 뜨고 막걸리 한 병 더 마신 후 나도 일어나 돌아왔다.

 

전철을 타기 위해 지하도를 걸어가는데 내일이 어버이날이라서 그런지 많은 젊은이들이 케이크와 꽃들을 들고 분주하게 걸어가고 있었다. 전철을 기다리며 사람들이 사랑하는 누군가를 위해 케이크와 꽃을 사는 마음을 늘 갖고 산다면 세상은 얼마나 평온해질까하는 뜬금없는 생각을 잠깐 했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꽃보다는 술을 샀으면 좋겠지만…… 아무튼 지극히 형식적이라 할지라도 일 년에 한 번쯤 어버이를 생각하는 자식들의 진진한 마음이 온 세상을 가득 메운다면 그 또한 기쁘고 좋은 일 아닌가. 꽃을 사는 마음도 꽃을 받는 마음도 서로가 서로를 많이 연민하고 진하게 사랑하고 오래 행복하길 기원한다. 웅얼웅얼 하는 엄마의 기도 소리가 문틈을 빠져나와 거실을 거쳐 내방 앞까지 와서 또르르 또르르 구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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