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나는 극단적 보존주의자들을 경계하다 본문
나는 과거의 모든 것을 보존해야 한다는 극단적 보존주의자들의 견해에 반대한다. 사람들과 더불어 도시는 물론 그 도시의 거리와 건물도 나이를 먹는다. 곱상하게 나이 먹어 온 경우도 있고 온갖 풍상을 겪으며 늙어왔고 늙어가는 경우도 있다. 또한 사랑받아 마땅하나 당대의 조건과 상황 때문에 혹은 사람들의 무지 때문에 외면당해 온 것들도 있고 버림받아 마땅하나 이해관계 때문에 근거 없는 사랑을 받아 온 것들도 있다. 인간의 다양한 삶처럼 그것들의 삶과 운명 또한 다양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것들이 보여주는 외관과 그 외관에 스며있고 내면이 품고 있는 역사의 환기를 통해 현재를 살피고 미래를 발전적으로 조형할 수 있는 경우라면 모를까, 스스로 쇠멸의 의지를 보이고 있는, 혹은 없애는 것이 오히려 주변 풍광과 또 다른 가치 생산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된 것들은 없애주거나 스스로의 의지에 맡겨 두면 되는 것이다. 인간들이 태어나 성장하고 늙고 죽어가듯 거리와 건물도 그럴 수 있기 때문이다.(이러한 주장은 정작 극단적 보존주의자들이 평소에 자주 하는 주장이다) 모든 주검은 반드시 미라를 만들어서라도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은 터무니없을뿐더러 자신들만이 해당 공간을 사랑하고 그 공간에 담긴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고 있다는 왜곡된 선민의식에 다름 아니다. 극단주의자들이 자유공원의 맥아더 동상도 과거의 조형물이자 아픈 역사를 환기시켜주는 것이니 반드시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는 게 이상하다. 이 얼마나 희한한 자가당착인가. 그들은 비겁하다. 아니면 무지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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