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달콤한 유혹 본문
망설이고 망설이다 결국 다시 자서전 대필을 승낙 했다. 나를 아끼는 지인들은 하나 같이 시인이 하기에는 너무 ‘속된 일’ 아니냐며 만류했지만 늙은 엄마를 모시고 사는 홀아비 시인에게 목돈을 만질 수 있는 이런 일거리는 얼마나 달콤한 유혹인가. 궁핍과 서러움 속에서 진정한 문학이 나온다는 속설은 시효가 지나버린 지 이미 오래다. 최소한의 삶을 위한 모든 노동은 애잔하면서도 숭고하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나는 나의 시가 결코 한풀이 시가 되길 원치 않는다. 그리고 승낙할 수밖에 없었던 또 한 가지 이유라면 그 동안 나에 대해 많은 배려를 아끼지 않았던 D출판사 윤 대표의 부탁을 들 수 있겠다. 최근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그녀를 위해 나도 뭔가를 해주고 싶었다. 따라서 후회하지 않는다. 나는 나를 위해 기꺼운 마음으로 ‘속된 일’을 진행할 것이다. 결정된 일에 대해 갈팡질팡 하지 말자. 그건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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