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후배들과 고깃집 '13대'를 찾다 본문
소래산 등산을 마치고 하산주를 마시던 후배 커플의 연락을 받고 구월동 고깃집 ‘13대’를 찾았습니다. 고기 맛이 좋기로 유명하기도 하고 사장이 아는 후배라서 자주 들렀던 곳입니다. 그런데 오늘 후배 커플은 가격이 만만찮은 소고기를 호기 있게 시키더군요. 이 집은 삼겹살도 무척 맛있답니다. 나야 뭐 맛있게 먹어 주는 임무와 역할을 띠고 나간 거니 눈치 보지 않고 부지런히 '흡입' 했지요. 아마도 한우 고기를 오늘처럼 배부르게 먹어 본 경험은 내 인생에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어느 순간 젓가락 들기가 부담스러울 정도였으니까요. 함께 불려나온 후배 오(吳)까지 네 명이서 먹었으니 고기값이 제법 나왔을 겁니다. 선배가 돼서 얻어먹는 게 좀 미안하기도 했지만, 한우는 제 형편에 ‘원 없이’ 살 수 있는 음식이 결코 아니랍니다.
그나저나 소고기에 성게알을 얹어서 먹는 메뉴가 있다는 것을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별미더군요. 미식가들은 참 재주도 용하지 어떻게 그런 조합을 생각했을까요. 성게알 만도 무척 비쌀 텐데 그것을 소고기에 곁들어 먹을 생각을 하다니, 적어도 처음 이런 조합을 생각해 낸 사람은 가난한 서민들은 분명 아니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육지와 바다의 만남이라고 할 수 있는 신선한 조합을 경험한 날입니다. 김의 애인 장(長)은 연신 사진을 찍어서 자신의 sns에 올리더군요. 사실 여기 올린 사진들은 그녀가 찍어 올린 걸 빌려 온 겁니다. 사진 실력이 제법이지요? 마치 업주가 광고회사에 의뢰해서 찍은 사진 같습니다. 하긴 그녀가 최근에 새로 구입한 아이폰 카메라의 성능은 압도적이라 하더군요. 간만에 반가운 후배들도 보고, 맛있는 소고기도 먹고 시청후미촉, 5감 만족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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