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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사랑하는 친구들에게 본문

일상

사랑하는 친구들에게

달빛사랑 2009. 2. 24. 17:45

 

 

객기와 감상, 그 질풍노도의 시기인 20대를 지근 거리에서 함께 통과해온 우리들....

참 많이도 변했고, 또 여전히 변하지 않았구나....

30여 년의 세월 동안, 변한 것은 무엇이고, 변하지 않은 것은 무엇일까?

그래... 변한 것은 많겠지. 외형적인 모든 것들이 다 변했으니까...

얼굴의 주름과 흰머리, 시원찮은 치아와 나온 뱃살.... 그리고 아내와 자식들도 생겼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도 달라졌을까? 혹 그럴지도 모르지.

김광규의 시 '희미한 옛 사랑의 그림자'에 나오는 친구들처럼 우리는 더 이상 20대가 아니니까

하여, 어떻게 변했든 세월은 우리에게 면죄부를 주었고, 우리는 별 죄책감없이 그것을 접수하곤 해왔다.. 

그렇다면... 달라지지 않은 것은 무엇일까? 

그건 아마도 친구들 서로서로를 생각하고 보듬어주는 짠한 마음이 아닐까 생각한다.

만날 때마다 매번 철들지 않은 아이들처럼 낄낄 깔깔 쾌활한 상황을 연출하게 만드는 서로에 대한 마음들...

그건 분명 배려와 믿음일 거다. '나.. 너 믿는다' 혹은 '너, 나 믿지?'와 같은

원초적인 립서비스와 뻔한 질문을 하지 않아도 오랜 세월 동안 나이테처럼 맘 속에 각인된,

혹은 뇌의 일부가 되버린 그 '마음'... 나는 그것을....

오늘 비로소 '우-정'이라 똑똑히 발음해 본다. 

'우, 정' 

우정이란 낱말의 사전적 의미를 몰랐던 건 아니지만(누가 우정의 사전적 의미를 모른단 말인가), 그것을

쉰을 바라보는 이 나이에 새삼스럽게 피로 느끼고, 그 마음이 나를 격동시켰다는 걸 고백한다.  

 

입은 걸어도... 실상 맘은 무쟈게 여리고, 나름 감수성이 풍부한 우리들의 영원한 수재 세영이,

아직도 정체를 알 수 없는ㅋㅋ 친화력으로 친구들을 흡인하고

자신을 사랑하게 만드는 묘한 바이러스를 지닌 로맨티스트 영만이,(분명 연민의 감정도 있긴 하지만^^) 

말은 없지만, 없으면 그 부재감이 맘을 아리게 만드는 박제가 되버린 천재 같아서, 날 가슴아프게 만드는 병일이,

너스레조차도 귀엽고, 막내같은 순수함을 지닌 또 한 명의 수재 상호,

고집스러움을 하나의 트랜드화 한, 그러면서도 섬세한 터프가이 경구, 

그리고 평소에도 그랬고... 이번 여행 전 기간 동안 너무 세심하고 자상하게 배려해 주고, 

자신의 몸처럼 나를 챙기던 의리파 친구, 늘 남을 위해 많은 것을 양보하는 창규

말보다 언제나 실천이 앞서는 소리없는 또다른 의리파이자, 예술가적 정서를 지닌 석진이...

 

너희들에 비하면 나는... 얼마나 후지고 못난 친구인지... 가오는 개코나 무슨 가오..

해준 것도 없고... 매번 부담만 준 것 같아 미안하구나.

오늘 너희들이 아직도 내 곁에, 거기, 그렇게 있어줘서 진짜진짜 고맙다는 맘을 전한다.

그리고.... 새삼스럽게, 그러나 눈물나는 맘으로 친구들을 불러본다.

세영아,

영만아,

병일아,

상호야,

경구야,

창규야,

석진아....!

사랑한다.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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