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 본문
"내 친구 청준이의 모친께서 어제 새벽 결국 돌아가셨습니다..."
친구의 모친은
바람부는 겨울 밤... 병상에서 보낸 3년 간의 피곤한 삶을 비로소 마감하셨다.
빈소를 지키는 친구의 손을 잡고 호상 운운하는 몇몇 지인들을 바라보며
친구는 희미하게 웃었다. 나는 그 웃음의 의미를 안다.
호상이라니.... 그 위로 아닌 위로의 말이 친구의 가슴에 더 큰 회한을 가져다 줄 것임을 나는 안다.
친구는... 포장마차를 시작하면서 어머님에 대한 수발이 소홀해졌다고 늘 자책해 왔다.
생활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장사를 시작해야 했지만...
병상의 어머니와 대화할 시간이 그만큼 줄어들어 죄송하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던 것이다.
그런 친구에게 호상이라니.....
그래도... 생전 어머님의 자상함과 아들의 성실함은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에게 왁자하게 회자되었고,
늦은밤까지 자리를 뜨지 않던 많은 조문객 숫자가 그것을 증명해 주었다.
그렇다.. 친구는 인생을 허투루 살지 않았다.
허투루 살지 않았던 하나의 삶과, 역시 허투루 살아가질 않을 또 다른 삶이 눈물로 영별을 하는 순간이다.
"어머님... 이제 편히 쉬세요. 더 이상 곤하지 않은 '그곳'에서 ....
이곳에서의 모든 일들은, 그것이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일지라도... 결국 남은 자들의 몫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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