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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열대야 속 불면은 나를 깊게 만든다 본문

현실

열대야 속 불면은 나를 깊게 만든다

달빛사랑 2015. 8. 7. 12:29

가끔 왼쪽 어깨가 시리거나 생생한 꿈의 서슬에 놀라 잠이 깨곤 해요. 그때마다 칫솔질 하다가 잇몸을 건드리듯 갑자기 몰려온 격절감은 명치끝을 뻐근하게 만들곤 하지요. 꿈과 현실은 다르잖아요. 그러나 아직이미의 경계에서 견딜 수 없는 현기를 느끼면서도 '이 순간' 만큼은 모든 시인의 펜 끝과 시들은 나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지요. ‘여름과 나는 림보를 통과하듯 아슬아슬 하지만 그래도 잘 어울릴 수도 있을 거 같아.’라고 생각할 때쯤 아침은 벌써 손질되지 않는 머리칼 위에 닿아 있어요. 무엇이 나를 아름답게 하는 것인지, 무엇이 검은 동화 속의 나에게 동아줄을 내려주고 있는 것인지 조금은 알 것도 같지만, 꿈같은 현실과 현실 같은 꿈의 차이를 굳이 변별하기 싫어서 매번 자객의 암기(暗器)에 심장을 맞은 것처럼, 미인계에 걸려 몽혼약을 먹은 것처럼, 새벽의 그 겸손한 적요(寂寥) 앞에 무릎을 꿇습니다. 그러면서 나의 어제와 막 열리고 있는 오늘을 생각하는 것이지요. 불면은 때때로 나를 깊게 만들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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