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나쁜 아빠와 좋은 아들..^^ 본문
아들의 생일을 깜빡 잊었다.
새벽에 들어와 자고 일어나
아침 식탁에 놓인 케이크를 보면서도
"이게 웬 케이크지?" 의아해하다가
아차! 9월 9일.. 아들의 17번째 생일...
뒤늦게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참담한 생각이 들었다.
며칠 전 아들 이름으로 택배가 도착하고,
전전날 밤에 아들을 봤을 때,
뭔가 할 말이 있는 것처럼 내 주위를
뱅뱅 돌던 모습이 떠올랐다.
큰일났다... 이건 아닌데... 에효.
어제 저녁 운동을 하고 돌아와 보니
수현이는 막 학교에서 돌아와 늦은 식사를 하고 있었다.
웬일로 머리도 단정하게 깎여 있었다.
"생일.... 축...하한다. 수현아."
"뭘요.." 시크하게 한 번 웃어주는 아들
옷 갈아입으며 지갑을 꺼내는 나...
다시 한번 참담해지는 순간...
"아빠가 미처 선물을 준비하진 못했다.
이 돈으로 네가 갖고 싶은 거 사도록 해.
사실 너도 현금이 좋지?"
오 마이 갓! '현금이 좋지'라니.....ㅠㅠ
"괜찮아요." 다시 시크한 미소
"받아." 간절하고 머쓱한 나의 미소
"고마워요." 이번엔 아들의 '그냥' 미소
난 나쁜 아빠다.
(주먹으로 머리 콩콩콩)
수현이는 좋은 아들이다.
아들이 고맙다.
아들아.. 며칠 후면 아빠 생일인데,
이걸로 퉁치자...^^ 아빠도 앞으로 잘 할게.
아... 장밋빛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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