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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이 겨울의 공무도하가 (1-14-일, 비 오고 흐림) 본문

일상

이 겨울의 공무도하가 (1-14-일, 비 오고 흐림)

달빛사랑 2024. 1. 14. 20:46

 

 

오전에 잠깐 비가 내렸다. 그리 많이 내리진 않았으나 꽝꽝 언 겨울 도시를 적시기에는 충분했다. 테라스에 나가 계단 상태를 살펴봤다. 다행히 빗물이 얼어붙진 않았다. 다시 체중 관리에 들어갔으므로 아침은 먹지 않았다. 우유만 한 잔 마시고 운동을 한 후, 마트 문 여는 시간에 맞춰 장을 보러 나갔다. 집안에서는 몰랐는데 날씨가 제법 쌀쌀했다. 기모 트레이닝복을 입고 나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일요일 오전이라 그런가 마트는 썰렁했다. 각 코너와 계산대의 직원까지 손님보다 직원이 더 많았다. ❚ 채소 코너 앞을 서성이면서 만수역 앞 채소가게로 가지 않은 걸 무척 후회했다. 가지, 오이, 대파, 두부, 버섯, 계란을 샀는데, 단골 채소가게보다 마트의 채소 가격이 두 배 가까이 비쌌다. 많은 장을 볼 게 아니라서 집에서 가까운 마트로 왔더니 족히 만 원은 더 지출한 것 같다. 신선도는 마트의 채소들이 더 좋아 보였다. 단골 가게 채소들은 냉장고에 넣지 않고 모두 상온에서 판매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약간 시들해 보인다. 하지만, 신선도가 떨어져도 적게는 만 원, 많게는 2만 원 가까이 가격이 싸다면 나는 기꺼이 덜 신선한 채소를 선택하는 편이다. 집에서 좀 멀어도 앞으로 채소는 단골 채소가게에서 구매할 생각이다. 3~4개에 2,000원 하는 가지를 마트에서 4천 원에 사 먹기는 너무 아깝다.❚

 

지난 수요일 혁재와 술 마시고 돌아온 날 찾아온 목감기가 비로소 빠져나가고 있다. 어제 새벽에는 목이 아파 잠이 깼다. 깜빡하고 가습기를 틀어놓지 않고 잤던 모양이다. 감기가 아니라 독감에 걸렸던 건지도 모르겠다. 지난 11월에 독감 예방주사를 맞길 잘했다.❚ 풀어졌던 나의 건강 루틴을 복원하기 위해서 오늘은 11시쯤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혈당도 이전보다 다소 올랐다. 한 번 망가지면 회복하기 어려운 게 수면 패턴과 식습관이다. 이 겨울에는 적어도 넘지 말아야 할 선과 건너지 말아야 강을 염두에 두고 조심하자. 한때 건강하고 의지가 강했던 나의 내면이 최근의 나에게 외치는 "님이여, 제발 과식과 과음, 무계획의 그 강을 건너지 마소서" 하는 권면의 소리를 외면해서야 되겠는가.❚ 

 

저녁 먹고 치웠을 때쯤 아들에게 전화 와서 긴 시간 통화했다. 다행히 무탈하게 잘 지내는 것 같았다. 아들이 아비에게 전화하는 건 당연한 일일 텐데도 나는 고맙다고 했다. 아들과 둘이서 엄마(그에게는 할머니)에 관한 이야기도 많이 했다. 설사 자손들이 신앙이 없다해도 할머니의 신앙과 믿음은 인정하고 지켜주는 게 남은 자손들의 도리가 아니겠냐고 했더니 아들도 "그건 그렇지요"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또한 고마웠다. 엄마가 하늘에서 지켜보고 있었다면 손자의 그 말에 무척 기뻐하셨을 것이다. 아들 덕분에 마음이 말랑말랑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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