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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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입동 ❚ 시계를 선물 받다 (11-08-수, 맑음)

달빛사랑 2023. 11. 8. 20:03

 

오늘은 입동(立冬), 이제 겨울은 빈틈없는 보폭으로 이곳의 모든 삶 속으로 스며들 테고 가을은 뒷정리하느라 분주해지겠지요. 이렇듯 또 한 계절은 저물고 우리는 새로운 계절 앞에 서 있습니다. 가을과 겨울이 혼재하는 이 뫼비우스의 시간에 나는 슬쩍 겨울에게 눈인사를 보내 봅니다.

 

오전에는 후배 은준이 사무실에 들러 시계를 전해줬습니다. 성격도 급하지. 어제 우리 집에 왔다가 던진 말을 바로 실천하는군요. 기특했습니다. 시계는 다이버들이 찬다는 저가형 모델 오리엔트 마코2 인데, 모양은 아래 사진과 같고, 가격은 30만 원 대라고 하더군요. 30만 원대면 나에게는 고급 모델인데, 시계 마니아들에게는 저가 모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후배가 선배에게 좋은 마음으로 선물한 시계인데, 가격이 무슨 상관이겠어요. 시계는 거의 새것이었습니다. 보증서도 있고 케이스와 내용물 상태도 구입 당시 그대로였습니다.

 

시계를 받아 손목에 차면서 은준에게 "도대체 왜 나에게 시계를 준 거야?" 하고 물었더니, 일단 자기는 오메가 시계도 있고, 다른 색상의 똑같은 모델을 갖고 있으며, 무엇보다 그냥 주고 싶었대요. 그냥 주고 싶다니,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크지도 작지도 않고 적당한 사이즈에 200미터 수중 방수가 되고, 무엇보다 건전지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자체 동력(움직이면 저절로 태엽이 감겨 동력이 생기는 거지요. 제가 갖고 있는 위블로 빅뱅 시계와 같은 방식입니다)으로 작동하는 시계라서 좋았습니다. 매번 건전지를 갈아줘야 하는 일이 무척 번거롭거든요.

 

아무튼 좋은 시계 하나 얻었습니다. "고맙다, 아우야. 잘 찰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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