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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겨울이 다가오는 소리 (11-06-월, 흐리고 가끔 비) 본문

일상

겨울이 다가오는 소리 (11-06-월, 흐리고 가끔 비)

달빛사랑 2023. 11. 6. 20:02

 

입동(立冬)이 끼어있는 이번 주는, 일단 자주 그리움의 옷을 입는 짓궂은 미련을 떨쳐버리고 한결같은 평정심으로 한 주를 살아보려 합니다. 집 나간 상상력과 내 것일 수밖에 없는 ‘반짝반짝 감수성’의 안부도 수소문해 볼 생각입니다. 사실 기다림은 제게 익숙한 일입니다. 장점이기도 하고요.❚월요일에는 늘 새로운 의욕이 생겨납니다. 의욕이 매번, 반드시, 그럴듯한 결과를 보장하는 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한 달에 서너 차례, 뭔가를 매듭짓고 새롭게 시작하는 기분을 느껴보는 건 나름 괜찮은 일 아닌가요? 가령 “음, 오늘은 뭔가 재미있고 의미 있는 일이 펼쳐질 것 같군.” 하고 주문을 외워보는 거예요. 특히 오늘처럼 비 내리고 흐린 날에는 더욱 환한 표정으로, 비비디 바비디 부! 아브라카다브라! 하쿠나마타타!


퇴근시간 다 되어 후배 상훈의 문자를 받았다. "형, 어디세요?" 서울에서 내려오다가 부천쯤에서 보낸 문자였다. "이제 퇴근하려고. 왜, 심심해? 소주 한잔할까?" 했더니, 바로 "그럼 저야 쌩큐죠^^"하고 답장이 왔다. 그래서 시청역에서 만나 함께 우리 동네로 왔다.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상훈이가 가봤다는 실내포장마차에 들어가 우럭회(4만 원)를 안주로 소주를 마셨다. 후배는 이전보다 입성은 말끔해졌으나 입냄새가 심하게 났다. 그 사실을 말해줄까 하다가 그만두었다. 뭔가 피곤한 업무를 치르고 와서 나는 단내를 내가 구취로 느낀 것일 수도 있을 테니까. 목요일에 다른 후배들과 또 만나기로 했으니, 그때도 입냄새가 심하다면 말해줄 생각이다. 그는 쿨하게 "아, 그래요?" 하며 상태를 인정할 게 분명하고, 이후 그것에 대해 자신도 조심하게 될 테지. 그 아이도 혼자 사는 친구라 제대로 세끼를 챙겨 먹을 리 만무하고, 당연히 속 건강도 좋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입냄새가 나는 것일 수도 있을 것이고. 아무튼 횟집에서 소주 세 병을 둘이서 나눠 마셨고, 2차로 집 앞 '인생맥주'에 가서 생맥주 2잔씩 입가심으로 마시고 방금 귀가했다. 매운탕거리는 포장해서 가져왔다. 조직 행사까지 불참하면서 삼가려던 술자리를 결국에는 갖게 되다니, 참 도움이 안 되는 녀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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