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전야, 이땅에서 4월을 산다는 일은..... 본문
세월호 희생자들은 오늘 밤 여행에 대한 설렘으로 잠을 설쳤을 거다. 지상에서의 마지막 여행이 될지도 모르면서 배낭을 확인하고 서로 문자를 나누며 즐거운 꿈에 부풀어 있었겠지. 8년 전 오늘 밤, 서로 나눈 그 모든 말과 문자 메시지들은 희생자들과 함께 진도 앞바다에 수장된 채 아직도 떠오르지 못하고 있다. 해마다 꽃은 피는데, 수몰된 전언들은 소식이 없다. 바다 깊은 곳에서 그것은 비명과 아우성이 되어 이 땅의 권력과 자본과 책임지지 않는 어른들의 파렴치를 원망하고 있을 거다.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는데, 어떻게 4월의 꽃으로 피어날 수 있냐며 그들이 흘린 눈물이 해마다 바닷물의 수위를 높여 끝내는 하늘까지 닿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 땅에서 4월을 산다는 것은 슬픔을 견디는 일이고 해원의 얼레를 감는 시간이며 진실 규명을 위한 투혼을 다지는 일이다. 쉽게 잠들 수 없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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