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미완의 평안함이 지배한 흐린 하루 본문
어제 추모제 끝날 무렵 빗방울 처연하게 떨어지더니 오늘은 종일 날이 흐렸다. 엊그제 26도까지 올랐던 한낮 기온은 10도 가까이 뚝 떨어져 다시 서늘해졌다. 빨래할까 하다가 날씨가 흐려 그만두었다. 특별한 것 없이 영화 두어 편을 보았고, 후배가 보내준 시집을 읽었다. 시인의 성정을 꼭 닮은 시들이 담긴 시집이었다. 자신을 닮은 시를 쓰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후배는 그 쉽지 않은 일을 해낸 것 같아 시집을 읽는 내내 괜스레 내가 다 기분이 좋아졌다. 어제는 정말 오랜만에 술을 마셨는데, 좋은 사람과 그런지 전혀 숙취가 없었다. 그게 무엇보다 기뻤다. 시집이나마 읽을 수 있었던 건 그 때문이다. 앞으로 뭔가 분주한 시간이 펼쳐질 것 같긴 한데, 그 시간의 정체가 무엇이며 또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간 앞에 서야 할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당겨 고민하지 않기로 했으니 일단 맞닥뜨려 보는 수밖에. 뉴스만 아니라면 평안한 하루였다. 나라가 어떻게 되려는지 모르겠다. 검찰 공화국, 정말 그들만의 공화국이 펼쳐지려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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