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정책기획팀 점심식사 본문
공무원들은 항상 팀별로 식사를 한다. 수년간 혼자 식사하는 게 익숙한 나는 교육청에 들어와 점심 한 끼는 항상 동료들과 함께 먹는다. 구내식당에서 먹기도 하고 청사 밖으로 나가서 먹기도 한다. 물론 점심 메뉴가 다채로운 건 아니다. 순댓국이나 동태탕, 콩나물국밥, 칼국수 정도가 자주 먹는 메뉴다. 가끔 교육감이나 다른 부서장이 점심을 살 때는 횟집이나 생선전문점에 갈 때도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순댓국이나 설렁탕 등 탕 종류를 좋아한다. 다행히 보좌관 동료들도 순댓국을 좋아해 일주일에 한 번은 순댓국을 먹는다. 밥값은 돌아가면서 한 번씩 낸다. 그런 주 단위 더치페이가 싫지 않다. 오히려 맘이 편하다. 그게 일상화되어 남들이 밥을 살 때 딱히 고마운 표현을 하지 않는다. 다음번에는 어차피 자신이 계산할 것이기에 그렇다. 다른 부서 직원들도 항상 모여서 밥을 먹는다. 점심때에 청사 밖을 걷다 보면, 팀장을 앞에 두고 여러 직원이 수행하듯 따라가는 장면이 이곳에서는 일상이다.
오늘의 메뉴는 돌솥 밥에 해물 순두부, 사장의 고향이 강원도인 모양이었다. 식당 이름도 ‘정선 여행’이다. 메뉴도 메밀막국수, 감자옹심이, 메밀전, 곤드레밥, 시래기 들깨탕 등 강원도 토속음식들이 대부분이다. 음식 맛이 좋은지 점심시간에는 문전성시다. 예약하지 않으면 한참을 기다려야만 할 정도다. 나는 이 식당이 두 번째였는데, 갈 때마다 순두부만 먹었다. 다른 건 몰라도 순두부는 내 입맛에 맞다. 반찬도 정갈하고 돌솥 밥도 찰지다. 다만 밥값은 다른 식당보다 조금 비싼 9천 원이다. 인근 식당의 밥값은 보통 7~8천 원이다. 자주 가는 순댓국집은 7천 원, 돼지국밥은 8천 원이다. 후식으로 감자떡이 나왔는데, 하도 배가 불러서 서로 양보하다가 결국 가위바위보로 먹을 사람을 결정했다. 내가 꼴찌라 4개나 먹어야 했다. 떡은 찰지고 맛있었지만, 메밀전에 순두부, 돌솥 밥 한 그릇을 먹고 나니 벼락 맞을 말이지만, 도저히 넘어가질 않았다. 오랜만에 배부르게 점심 먹었다. 오후에 컵라면 간식을 먹지 않아도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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