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 본문
푸르른 날
| 서정주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 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
눈이 내리면 어이 하리야
봄이 또 오면 어이 하리야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
가끔 토라져 찬바람 풀어놓는 가을이지만, 그래도 눈부신 10월의 저 청한 하늘은 자주 우리의 마음을 격동시킵니다. 투명한 공기와 파란 하늘을 보면 문득 떠오르는 얼굴들이 없으신가요? 그 그리움으로 우리는 생의 고단함을 이길 수 있습니다. 서로의 마음이 텔레파시처럼 멀거나 가까운 곳, 끝내는 저 하늘까지 닿을 수 있는 때, 그때가 바로 빛남과 쓸쓸함, 두 얼굴을 모두 가진, 가을이 이곳에 머무는 지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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