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갑자기 찾아든 겨울 본문

오늘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졌다. 아침에 일어나 전화 어플로 날씨를 검색했을 때 기온은 영상 1도였고 체감온도는 영하 6도였다. 뉴스에 의하면 오늘이 10월 날씨로는 64년 만에 가장 추운 날씨였다고 한다. 늘 방문을 조금 열어놓고 자는 내가, 새벽녘에 좀처럼 덮지 않는 이불을 끌어다 덮은 건 다 이유가 있었던 거다. 거실로 나갔을 때 맨발바닥이 차갑게 느껴지기는 올해 들어 처음이다. 환기를 위해 열어놓았던 거실문과 엄마 방의 창문도 모두 닫았다. 화초가 걱정되어 테라스에 나가봤는데, 아직은 염려할 단계는 아닌 듯했다. 실내로 들여놓지는 않았다.
겨울은 늘 이렇게 찾아온다. 반가운 얼굴이기도 하고 낯선 손님 같기도 하고 가끔은 익숙한 불청객의 얼굴로 겨울은 온다. 더위를 타는 나도 오늘은 긴팔 티셔츠를 찾아 입었다. 전기장판의 온도를 한 단계 올렸다. 엄마가 살아계셨으면 보일러도 켰을 것이다. 물론 엄마는 “아직은 그리 춥지도 않은데 뭘 벌써 보일러를 트냐. 가스비도 많이 나올 텐데”라고 말씀하셨겠지만. 잠시 찾아든 겨울의 척후인지 아니면 본격적인 겨울이 이제 비로소 시작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모든 생(生)은 분주해질 것이다. 저마다 꾸려온 삶 속에 품은,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겨울 앞에서 치열해질 것이다. 서로의 온기가 아니면 겨울 추위와 텅 빈 들판 같은 삶의 공허를 어떻게 이길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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