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한파는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본문
오전에는 지인들에게 시집을 등기로 발송하고
오후에는 시종일관 잡지 편집에 매진했다.
추위는 여전히 누그러지지 않았다. 혹독하다.
조금 전 후배 미경이로부터 밥 먹자는 연락이 왔다.
그래, 배고프다. 허기도 잊고 있었구나. 밥 먹자.
밥을 함께 먹는 사이만큼 소중한 사이가 어디 있을까.
늘 출판사 사장인 그녀가 밥을 사 왔지만
오늘은 가난한 시인이 밥을 사야겠다. 기꺼운 마음으로!
‘술타령’이라는 시가 문득 떠오른다. 추위가 아무리
맹위를 떨쳐도 옷 사 입기보다는 술을 마시겠다는
술꾼의 호기가 드러난 시인데, 문학성을 떠나서
요즘엔 그 시속의 화자처럼 추위에 대해서 불타는 호승심이
맹렬하게 일고 있다. 그래, 내가 추위에 굴복할쏘냐.
친구 있고, 밥 있고, 술 있으면 이기지 못할 게 없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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